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집값 안 떨어진다’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론 당시 대화를 주고받았던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과 진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먼저 김 비대위원이 20일 “토론 내내 했던 말은 립서비스였나”라고 비판하며 포문을 열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토론이 끝나고 누군가 ‘정말 7·10대책으로 집값 잡히나요’라고 물었다”며 “그 자리 모든 사람이 진영을 떠나 지금 상황이 걱정돼 나온 이야기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좀 떨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망으로 몇몇 분의 언급이 있었고, 나도 떨어진다는 가정하에 ‘지금같이 코로나19 등 거시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너무 떨어져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고 질문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진 의원은 100분 동안 토론 기조와 달리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라며 “저는 좀 화가 났다. 현직 여당 의원, 그것도 국토교통위원이 저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니. 토론 내내 했던 말은 립서비스였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비대위원의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다”고 맞받았다. 진 의원은 “온 국민이 집값을 잡으라고 요구하는데 ‘집값 떨어지면 국가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했던 분이 누구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정부·여당의 노력을 ‘집값 하락론’으로 좌절시키려는 불순한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통합당이 국회의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 논의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진 의원의 발언 논란은 지난 16일부터 17일 새벽까지 진행된 TV토론 종료 후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출연자들 간 가벼운 대화가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불거졌다. 7·10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주제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 방송이 끝난 뒤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비대위원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말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김 비대위원이 “여당 국토위 위원이 그렇게 얘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하냐”고 물었지만, 진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진 의원이 방송 내내 ‘7·10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주장하다, 방송이 끝난 뒤 이와 상충하는 발언을 하면서 정책을 펴는 여당이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진 의원이 ‘진의를 확인하지 않은 왜곡보도’라며 진화에 나선 데 이어 CBS라디오에 출연해 “집값이 너무 많이 떨어져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의 정책이 아니라는 뜻이었다”며 “(토론이) 다 끝나는 판에 가벼운 마음으로 대응했던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지만 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진 의원을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도 “민주당은 진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올라왔다.
통합당은 이날 비대위 회의실 배경 문구를 진 의원의 해당 발언인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이라고 새기고, 배경색도 민주당으로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바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