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복귀 앞둔 기성용의 FC서울, 대반격 기회 만들까

시즌 초반 강등권 부진 탈출… ACL 티켓 도전 주목
최용수 감독 전격 사임 후 2연승… 순위도 11위서 8위로 끌어올려
기존선수 재배치로 달라진 모습… 윤주태·정한민 인상적 활약 보여
15일 상주戰 승리 땐 6위 가시권… ‘중원 사령관’ 시너지로 반등 기대
윤주태

27라운드 단축 시즌 중 15라운드까지 소화하며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2020시즌 K리그에서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단연 FC서울이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인 리그 11위까지 떨어졌던 팀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반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지난달 30일 최용수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뒤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14라운드 성남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고, 이어 7일 열린 15라운드 경기에서는 강원FC를 2-0으로 제압했다. 2연승으로 승점 6을 적립하며 순위도 11위에서 8위로 끌어올렸다.

정한민

놀라운 것은 그사이 FC서울에 전력상승 요인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한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지만 기존 선수들을 재배치한 것만으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특히, 윤주태(30)와 정한민(19)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팀이 5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지난 6월 말 인천전에서 ‘조커’로 출전해 결승골을 넣으며 이미 한번 팀을 구해낸 바 있는 윤주태는 새 체제 첫 경기인 성남전에서 선발로 출장해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의 중추로 올라섰다. 고졸신인 정한민은 측면 공격수로 나서 팀 공격에 에너지를 더하더니 강원전에서는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벤치만 달구던 두명의 자원이 선발로 나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부진했던 조영욱(21)과 한승규(24) 등 공격자원도 중요 조각으로 제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친정팀 FC서울과 계약하며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기성용이 부상 치료를 마친 뒤 팀 훈련에 가세하며 복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이 새 유니폼을 입고 등번호 8번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반전은 시작됐지만 더 큰 반전을 만들 여지도 있다. 기성용(31)의 K리그 복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입단식과 함께 친정 복귀를 선언한 기성용은 이후 부상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실전 투입을 준비해왔다. 입단식 때 기성용 스스로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터라 당장 복귀가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 김호영 감독대행과 서울 프런트도 무리하게 복귀 시점을 앞당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단 부상에서 회복돼 구리시 훈련장에서 본격 훈련을 시작한 만큼 조만간 경기장에서 기성용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후방에서 전방을 향해 공을 배급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 특출한 능력을 보이는 미드필더로, 이 능력이 K리그 그라운드에서 발휘될 경우 한창 뜨겁게 달아있는 FC서울 공격진의 위력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만들어낸 시너지로 또 한번의 반등도 기대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22라운드까지의 정규리그 이후 치러지는 5경기의 파이널라운드에서 상위 그룹인 파이널A에 속하는 마지노선인 6위 자리는 당장 가시권이다. 현재 서울의 승점이 16으로 6위 성남(승점17)과 1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15일 치러지는 상주와의 16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6위로 올라설 여지도 충분하다. 파이널A 진입에 성공한 뒤 기성용의 위력을 등에 업고 상위권팀과의 맞대결에서 선전할 경우 차기시즌 아시아축구연맹(ACL) 티켓을 손에 쥐는 최고의 시나리오까지 그려볼 만하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던 기적 같은 시나리오를 이제는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