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선발 활약한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4-1 대파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가운데)이 9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의 견제를 뚫고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발렌시아=AP연합뉴스

 

2020~2021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전통 명문 발렌시아는 올 시즌 수난시대를 보내는 중이다. 개막 이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오프시즌 동안 핵심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음에도 이를 대신할 전력을 영입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피터 림 구단주와 하비 가르시아 감독 간의 알력싸움 속에 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보니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기 힘들었다.

 

이런 발렌시아가 9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와 리그 9라운드 홈 경기를 치렀다. 최근 발렌시아 경기력이 워낙 좋지 않은 터라 많은 축구팬들이 발렌시아의 고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발렌시아가 레알 마드리드를 4-1로 대파한 것. 전반 23분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마르셀루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릴 때만 해도 마드리드의 쉬운 승리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 35분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마르코 아센시오의 핸드볼 반칙으로 발렌시아가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카를로스 솔레르(23)가 득점으로 성공시켰다. 당초 솔레르가 찬 슈팅이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에게 막혔으나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재차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결과적으로 득점이 됐다. 전반 43분에는 레알 마드리드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2-1로 전세가 뒤집혔다.

 

여기에 발렌시아는 후반 9분과 18분 연속으로 두 개의 페널티킥을 더 얻어냈다. 이 두 개의 페널티킥 역시 솔레르가 모두 성공시켰다. 이로써 솔레르는 이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귀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경기는 이강인(21)도 헤타페와의 8라운드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선발로 나서 승리에 공헌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총 31개의 패스를 시도해 81%의 준수한 성공률로 팀의 반격에 일조했다. 후반 2분 날린 결정적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군더더기 없는 턴 동작에 이은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공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았다.

 

더욱 아쉬운 부분은 부상으로 경기를 끝까지 뛰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반 36분 다리 근육 경련으로 벤치 쪽을 향해 먼저 교체 사인을 보냈고, 의무진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