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이 11월 들어 다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각종 주택 규제 정책으로 주춤했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세가 상승률도 들어갈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수급 불균형 속에 크게 오르며 불안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0.54%로 전월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집값 상승률은 지난 7월 0.61%까지 올랐다가, 8월 0.47%, 9월 0.42%, 10월에는 0.32%까지 떨어지며 점차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11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11월 매매가격 상승률은 수도권이 0.49%, 비수도권이 0.58%다.
전월세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은 0.66%, 월세는 0.18%로 전달보다 각각 0.19%포인트, 0.06%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월세 수급불균형 심화 우려가 가세하면서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률은 0.75%, 5대 광역시는 0.78%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 전·월세가 상승과 함께 대출도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규제에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다.
가계신용은 주택관련대출,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채무상환부담이 증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는 3분기말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 늘었고, 4분기 이후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업신용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기업대출은 3분기말 1332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기업의 부채비율도 2019년말 78.5%에서 2020년 상반기 81.1%로 상승했다.
민간신용/명목GDP 비율은 민간신용 증가세가 확대된데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명목GDP가 둔화되면서 3분기말 211.2%로 전년 동기 대비 16.6%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가계신용/명목GDP 비율은 101.1%로 통계를 작성한 후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