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애인 단체에 사과 안 해. 2호선은 타지 마라”… 고민정 “이제 놀랍지도 않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 이 대표 사과 요구하며 “2호선 막힌다면 李 탓”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호선 시위’를 언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향해 “2호선은 타지 마라”고 맞선 데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세상을 오징어 게임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십시오’라고 적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캡처해 올리며 “이 대표님, 도저히 화가 가라앉지 않으십니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말들을 남기면 속이 후련하십니까. 그렇게 해서 대표님이 얻는 건 무엇입니까”라고 거듭 지적했다.

 

고 의원은 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발언에 빗대 “이 대표님의 논리구조가 이렇다. ‘나한테 사과를 요구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절대 틀리지 않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누가 이기는지 끝까지 가보자고’라는 식”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를 얻기 위해 또 다른 하나를 짓밟아 버리는 이 대표님의 행위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면서 “다만 우리 세상을 더 이상 오징어게임장으로 만들지 마시라”고 쓴소리를 냈다.

 

앞서 이날 이 대표는 전장연이 자신에게 사과를 촉구하며 지하철 2호선 출근길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힌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라. 전장연을 생각해서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사만으로 전장연이란 단체의 논리구조는 이런 것”이라며 “‘이준석이 사과를 안 해? 그러면 2호선을 타서 몇만명을 괴롭히겠어. 그리고 네 탓 할 거야. 사과 안 할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의 계정을 태그해 “참고하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음날인 31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장연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이준석이 사과하지 않으면 2호선에서 시위하겠다고 한다. 이건 무슨 논리적 개연성인가. 이준석한테 불만이 있으니까 서울지하철 2호선 타는 시민들의 발을 멈춰 세우겠다는 것은 문명적인 방법이 아니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삭발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전날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 결의식’을 진행하면서 “이 대표가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등 모든 호선을 골고루 탈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정중하게 공개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2호선이 막힌다면 오로지 이 대표의 발언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이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는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장연 이동권 시위 관련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고 3호선, 4호선 위주로 하는 이유는 결국 하루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며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려는 대상은 노원, 도봉, 강북, 성북 등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