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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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브라질 정부가 탄소 배출량 통계 사기”

청년 환경활동가 6명, 당국 제소
수정된 NDC, 탄소 더 배출 ‘꼼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청년 환경운동가 6명이 정부가 ‘탄소 사기’를 쳤다며 소송을 냈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2030년 온실가스 저감 계획(NDC)에서 당초 계획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렸다는 게 이유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환경단체 엥가자문두와 그레타 툰베리가 만든 미래를위한금요일 브라질 지부 소속 활동가 6명은 전날 상파울루 법원에 브라질 환경부 장관과 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제출한 NDC를 취소하라는 것이다.

 

UNFCCC 당사국들은 자체적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브라질은 2016년에 ‘2005년 대비 2025년 배출량은 37%, 2030년에는 43% 줄인다’는 계획을 냈다. 그리고 2020년 말 수정본에도 똑같은 내용을 적어냈다. 동일한 목표를 제출했을 뿐인데 뭐가 꼼수라는 걸까.

 

2015년 국제사회가 체결한 파리협정은 NDC를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이때 감축 목표는 이전보다 후퇴시키지 말 것을 요구한다. 브라질 정부의 2016년과 2020년 NDC는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기준 연도인 2005년 값에 변화가 생겼다. 2016년에는 2005년 배출량이 21억t이라고 했다가 2020년판에는 28억4000만t으로 올려잡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16년 NDC에 비해 결과적으로 2025년에 17억6000만t, 2030년엔 16억t을 더 배출할 수 있게 됐다.

 

엥가자문두 측은 “현 정부의 탄소 사기는 브라질 청년뿐 아니라 전 지구에 위협적”이라고 비판했다. 전임 환경부 장관 8명도 서한으로 힘을 보탰다. 이들은 “파리협정과 우리의 연방법, 입법부와 달리 브라질 정부는 ‘회계상의 기교’로 NDC를 후퇴시켰다. 우리는 6명의 젊은 활동가들이 제기한 소송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