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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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개입 의혹’ 재판 장기화 조짐… 또 준비기일 갖는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일부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3차 공판기일에도 밝히지 못하면서 재판부가 다시 한 번 공판준비기일을 갖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재판장 장용범)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에 대한 3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실장 측 변호인은 3차 공판임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못했다. 재판부가 “이진석 피고인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가 없냐”고 묻자, 이 실장 변호인은 “내용이 많아서 정리 중이다. 빨리 내겠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다시 한 번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변호인이 사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증인 채택 여부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재판 순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송 시장 측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통해 새로운 내용이 밝혀지면 서증도 달라질 수 있다”며 “재판 진행을 위해 서증조사보다 증인신문을 먼저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인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검찰은 “증거조사를 앞두고 돌연 (순서를) 변경해달라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증 책임을 지는 검사 입장에서는 효율성 등을 고려해 (현 순서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소사실 쟁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변론이 필요하다는 송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공소사실에 대해 충분히 진술했고, 증거조사가 시급한데 또다시 모두진술에 준하는 PPT를 하면 재판이 지연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모든 피고인이 동의한 증거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에 한해 서증조사부터 먼저 하기로 했다. PPT에 대해서도 지금 와서 기회를 달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송 시장이 2017년 9월 울산경찰청장이었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수사를 청탁하고, 송병기 전 부시장이 같은 해 10월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에게 이 정보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1월 관련자 13명을 기소했다. 송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