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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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스토킹 살인’ 전주환, 재판 중 손 ‘번쩍’ 들고 “정말 죄송, 선고 미루면 안 되나요?”

전주환 “국민 시선과 언론 보도가 집중 돼”
지난 21일 이른바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스토킹·불법촬영 1심 재판에서 “지금 국민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 있는 것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누그러지길 원하는 마음에서 선고기일을 미뤄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참석해 이같이 요청했다.

 

전씨는 선고가 시작하기 전 손을 들어 재판장에게 “정말 죄송한데 선고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주실 수 있냐”고 했다.

 

전씨는 재판부가 이유를 묻자 “제가 지금 중앙지검에 사건이 하나 걸려있는 게 있어, 그 사건과 병합을 하기 위함도 있고, 지금 국민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 있는 것이 시간이 지금 지나가면서 누그러지길 원하는 마음에서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은 별로도 선고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선고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 스토킹치료, 40시간 성범죄 치료를 명령했다.

 

한편 전주환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피해자 A씨에게 불법촬영물을 보내고 350여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을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0월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혐의로 전주환을 처음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접수 다음 날 전주환을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전주환은 A씨에게 여러차례 합의를 종용하는 등 접촉을 시도했다. 첫 고소를 당한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13일까지도 합의를 종용하며 20여 차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보냈다고 한다.

 

결국 피해자는 지난 1월27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주환을 추가 고소했다.

 

이후 전주환은 올해 2월과 7월에 각각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를 진행했고 검찰은 지난달 18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전주환은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신당역에서 순찰 근무 중이던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

 

전주환은 경찰 조사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