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라디오 방송이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성인 대다수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생활하므로 라디오 방송이 여론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탓에 미국에서 대선주자는 물론 보수, 진보 진영이 모두 라디오 시청자를 잡으려고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 선거전만 24시간 미국 전역에 방송하는 위성 라디오가 시험 방송에 들어갔고, 오는 9월부터 정규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XM위성라디오라는 이름의 이 방송은 시험 방송 기간에도 월간 800만명의 청취자 수를 기록함으로써 앞으로 대선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던 이민법 개정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데는 라디오 방송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미 의회전문지 주간 CQ 최신호가 보도했다.
미국에서 주요 TV방송과 신문 보도에서는 이민법 개정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9% 정도에 불과했지만 라디오 토크쇼에서는 19%가량을 차지했고, 특히 이민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진 한 주 동안 라디오 토크쇼의 79%가량이 이민법 개정 문제를 이슈로 다뤘다고 이 주간지가 전했다.
미국에서 라디오 방송은 보수 진영이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이 라디오 방송으로 이민법 개정안 반대 여론을 널리 전파했고, 의원들은 이런 여론에 굴복해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최근 ‘라디오 정치 토크쇼의 구조적 불균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라디오 방송 현황을 공개했다. CAP는 미국에서 12세 이상 연령층에서 한 주일에 한 번 이상 라디오를 청취하는 사람이 90%에 달하며, 라디오 시사 토크쇼의 91%가량이 보수적인 논조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의 라디오 방송은 1700여개에 달한다. 전국에 5개 이상의 라디오 방송국을 소유하는 회사는 257개이고 이 중 236개 방송국을 보수세력이 소유하고 있다. 주간 라디오 시사 토크쇼 청취자는 5000만명 정도이다.
전국에 방송되는 정치 시사 토크쇼의 시간을 비교하면 보수적 논조를 펴는 라디오 방송 시간이 한 주에 1570시간에 달하지만, 진보적 논조를 펴는 라디오 방송 토크쇼 시간은 254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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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도 1700여개 달해…논조 대부분 보수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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