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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자동차부문 독점 후원사였던 현대자동차가 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굿윌볼 행사’를 열고 있다. 현대차가 스포츠마케팅의 일환으로 설치한 굿윌볼은 본선 진출 32개국의 국기와 현대차 로고, 월드컵 엠블럼이 그려져 있는 지름 4m의 대형 축구공으로 자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염원을 담았다. 현대차그룹 제공 |
요즘 현대자동차의 고민을 압축하는 말이다. 해외에 나가 보면 국내 기업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이미 국가 이미지를 능가할 정도다. 한마디로 브랜드를 정복하는 기업이 세계시장을 제패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취임 이래 품질 경영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중저가 이미지에서 탈피,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체로 부상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앞으로 ‘브랜드 경영’을 더욱 강화해 메이저 자동차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톱5 브랜드’가 목표=2005년 현대차는 ‘브랜드 경영원년’을 선포하며 명품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그 첫 단계로 현대차그룹은 차별화한 브랜드 전략을 통해 세계 수준의 품질과 상품성에 걸맞은 명품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 본격적인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 회장이 ‘고객을 위한 혁신’이라는 새로운 기업비전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세련되고 당당한(Refined & Confident)’이라는 브랜드 방향성을 내놨다. 또 이를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드라이브 유어 웨이(Drive your way)’라는 브랜드 슬로건도 함께 발표했다. 장기적으로는 도요타와 같은 유명 자동차 메이커와 비슷한 수준의 브랜드 가치를 확보, 세계 30대 브랜드 및 자동차부문 5대 브랜드로 진입하겠다는 게 목표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실천전략으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스포츠, 그중에서도 월드컵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현대차는 자동차 부문 독점후원계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당시 굿윌볼 로드쇼,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길거리 응원’ 프로그램, 현대차 배 세계미니 축구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월드컵 마케팅을 통한 현대차의 브랜드 알리기는 해외언론에서 이미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독일 월드컵과 관련, 현지 일간지 스투트가르터 차이퉁은 “현대차가 월드컵의 여러 스폰서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봤다”면서 “20%의 독일소비자들이 현대차의 마케팅 효과가 가장 높았다고 답했으며, 월드컵을 통해 2010년까지 글로벌 톱 5 달성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FIFA 공식후원사로 독일 월드컵뿐 아니라 2007∼2014년 FIFA 공식파트너로 선정돼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내부 브랜드 역량을 높여라=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과거 국산 메이커들과의 ‘우물안 경쟁’을 벌여야 했지만 이제는 국내외 시장에서 거대 자동차업체들과 생존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일본 업체를 필두로 한 수입차 업계는 브랜드 파워와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급 차 ‘인피니티’만 판매하던 닛산이 내년 가을쯤 대중 브랜드를 한국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했으며, 도요타도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에 이어 ‘도요타 브랜드’ 모델의 한국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국 업체들로서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야 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현대차의 발걸음은 바쁘다. 직원들의 브랜드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기아차와 함께 정 회장을 위원장으로 양사 사장단 및 주요부문 임원이 참여하는 브랜드 운영위원회와 브랜드 실무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은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강화를 통한 질적 성장도 가능하게 만들어 세계 일류자동차 회사로 진입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초부터 6주간 현대·기아차 임원을 대상으로 ‘임원 브랜드경영 과정’이라는 특강을 실시한 것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직원들의 브랜드 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해서 지난 11월에는 직원들이 직접 체험을 하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브랜드 데이’ 행사까지 열었다.
전문가들은 “과거 100년간 미국과 유럽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왔다면 지금은 일본 자동차업계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현대차 등 국내 업계는 품질과 함께 브랜드 파워를 한꺼번에 키워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현대車 브랜드가치는 45억弗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중형 세단 ‘쏘나타’가 올해 미국에서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쏘나타 100만대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뉴욕∼로스앤젤레스의 거리를 넘고, 서울과 부산을 6차례 왕복한 거리와 맞먹는다.
쏘나타는 1985년 국내에서 1세대 첫 모델을 선보인 이래 23년을 이어온 현대차의 대표 차종. 국내에서 시판되는 차종 중 가장 오래된 장수 브랜드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포함해 미국시장에서 엑셀(114만대, 1996년 단종),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122만대, 올 11월 말 기준)까지 모두 3대의 밀리언셀러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소비자들을 파고드는 브랜드 전략이 가져온 결과다.
그렇다면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현대차는 올해 45억달러로 7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는 재무상황과 마케팅 측면을 종합·측정해 각 브랜드가 창출한 미래 기대수익의 현재 가치를 평가·반영해 산정된다.
2005년 84위로 국내 자동차업체로는 처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75위, 올해 72위로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품질과 고객만족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다.
자동차 업체로만 따져보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업체에 포함된 곳은 세계적으로 모두 11곳. 이 가운데 현대차는 포르쉐와 닛산, 렉서스를 제치고 올해 8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격한 환율 하락과 해외시장의 경쟁 심화로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브랜드 가치가 3년 연속 상승한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2005년 신년사에서 ‘브랜드 경영 원년’을 선언한 이후 양적·질적으로 품질경영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 오고 있다.
내년 초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호탄이 될 고급 세단 제네시스 출시 등 고급 차종을 통한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는 것도 세계 톱 브랜드로 가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