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다 안티 카페가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반 아이 몇몇이 만든 카페에는 ‘담임이 싸가지가 없다’는 등의 노골적인 글이 올라와 있었다. 임용고사 합격 후 올해 처음 교사가 돼 반을 맡은 터라 충격은 더 컸다. A씨는 “좋은 반을 만들기 위해 애썼는데, 아이들이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며 “담임으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숨 쉬었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기는커녕 선생님들을 험담하는 ‘안티 담임’ 카페들이 넘쳐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담임안티까페’ ‘선·싫·사(선생님을 싫어하는 사람들)’ ‘Kill of the 담탱이’ ‘담탱이 죽이기 캠페인’ 등 교사를 비난하기 위한 수백개의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체 교사 집단을 흉보는 카페는 물론, 특정인을 비난하기 위한 안티카페도 많다.
문제는 이들 카페가 단순히 친구끼리의 ‘뒷담화’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카페 소개글에는 ‘우리 카페는 우리 담임이 죽었으면 하는 카페입니다’나 ‘담임을 타도하기 위한 안티카페’ 등 표현이 섬뜩하다. 카페에 올라와 있는 내용들은 ‘나쁘다’는 등의 비난은 기본이고, 원색적인 욕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한 카페의 첫 화면은 담임을 상징하는 인형에 물리적인 해를 가하는 만화까지 올라와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한상필 건전정보문화팀장은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접해 온 학생들은 어떤 행동이 윤리·도덕적으로 맞는 것인지 온·오프라인에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카페에 글을 올리면 기록에 남기 때문에 친구들과 오프라인 공간에서 대화를 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기들 세대에 맞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찾아 불만을 표출하는 것 같다. 그러나 카페를 ‘자기들만의 공간’이라고 인식해 죄의식이 적은 것도 사실”이라며 “교사들은 학생들이 오해하거나 섭섭한 부분에 대해 학생과 대화를 통해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인터넷에 원색 비난 수준 넘어 저주 글까지
주로 초·중생… "학생과 대화 통해 해결해야"
주로 초·중생… "학생과 대화 통해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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