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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순열 정치부 기자 |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이 이해를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지난 3일 천주교 지도자 앞에서의 발언은 인식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해석하면 “협상은 잘됐는데 국민들이 이해를 못한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국민 탓이다.
이 같은 인식엔 ‘비과학적 국민’이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위험성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일 수 있지만 먹을거리에 관한 한 인지상정이다.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과학적 검증에도 조류인플루엔자가 휩쓸 때 삼계탕집은 파리가 날리는 판이다.
거꾸로 안전성 검증 없이 안전하다고 우기는 건 비과학적일 뿐 아니라 비도덕적이다. 아직 인류에게 광우병은 ‘미지의 질병’이고, 최선은 ‘최대한의 예방’이다.
한 총리는 관계 장관들과 국민들이 특히 불안해하는 미국산 소곱창 만찬도 가질 것이라고 한다. 부디 해동·조직검사를 거치지 않고 그냥 통과되는 ‘97% 중’에서 재료를 선택하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진정성이라도 알아줄 테니 말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여전히 “미국 소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답하는 현실이다.
시식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도 안 될 것이다. “1990년 광우병 발생 때 존 거머 농무장관은 TV에 나와 딸에게 소고기 햄버거를 먹이는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했지만 시민들은 믿지 않았다.” 최근 방한한 영국 질병사 연구 권위자,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가 한 언론에 밝힌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영국은 당시 결국 햄버거에 들어가는 특정 소고기의 판매를 금지했다.
류순열 정치부 기자 ryoosy@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