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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한국경제]정책도 없고 리더십 실종…서민들만 민생고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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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로 치닫는 경제난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판은 전방위적이다. 민생 살리기에 뜻을 모으지 않은 채 정치공방을 매달리는 정치권은 물론 정책 실종사태를 낳은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민들은 고물가에, 기업들은 고유가와 환율변동에 아우성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서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청와대와 정부는 소고기 파동 이후 리더십 실종사태에 휘말려 ‘오락가락 정책행보’를 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는 한국의 경제리더십이 위기를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당리당략에 빠진 국회, 무능한 정부=한국 경제가 고유가와 고물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 휘청거리고 있지만 국회는 개원조차 못하고 극한 대결만 하고 있다.

18대 국회는 이미 지난 5월 말 출범했다. 그러나 국회의사당에선 대화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러다 보니 민생법안은 국회 상정도 못한 채 켜켜이 쌓여 있다. 서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근로자·영세자영업자 세금환급 관련 법률안을 비롯한 민생대책 법안은 손도 대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서민과 국민을 찾아 표를 달라고 하지만, 정작 고물가와 고유가로 쓰러지는 서민을 위한 법안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반수를 차지한 여당은 거리에서 소고기 투쟁을 벌이는 야당을 국회로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청와대는 소고기 파동 이후 국정 장악에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도 정책 파행을 거듭하며 믿음을 잃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무리한 성장과 고환율 정책을 펴 경제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언제나 지상과제”라며 “그러나 대외경제 변수의 변화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파행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경제 위기를 대외요인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새 정부는 지난 2일에야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확정하면서 경제정책의 중심을 4개월 만에 ‘성장’에서 ‘물가와 민생안정’으로 돌렸다. 사실상 초기 경제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더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차원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가부터 잡아라”=전문가들은 정부가 최근 성장에서 안정으로 선회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하반기에는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경제운용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가나 임금이 오르더라도 생산성 이하로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고물가라는 1차 충격 이후 인플레 기대심리가 형성돼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면 고임금·고물가 악순환이 2차 경제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문제를 인식하고 정책을 바꿔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을 차단할 획기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공공요금 인상이 자제돼야 민간의 임금인상 요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희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팀장은 “신뢰 회복 없이는 그 어떤 정책도 현재의 상황을 호전시킬 수 없다”며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