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관광을 간 사람일 뿐인데…"
11일 금강산에서 관광하다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53.여)씨의 부검이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는 긴 침묵만 흘렀다.
박씨의 시신이 도착하기 전부터 따로 마련된 대기실에 들어가 있던 남편 방영민(53)씨와 아들 등 유족 3∼4명은 오후 10시 30분께부터 부검이 시작되자 큰 충격에 빠져 서로 대화도 건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기실 창문 틈으로 촬영하는 사진기자들이 있었지만 유족들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한숨을 내쉬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대기실 복도에서 취재진과 잠시 마주친 방씨는 "그냥 관광을 갔을 뿐인데…그럴 사람이 아닌데…착잡하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여성 유족은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울먹이다가 대기실로 발길을 돌렸다.
부검을 참관하다가 도중에 대기실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이는 여성 유족 2명은 막 터져나오려는 통곡을 손수건을 틀어막으려 했지만 흐느낌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앞서 박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6시 15분께 앰뷸런스에 실려 속초의료원을 출발한 뒤 사건을 담당하는 강원도 고성경찰서 기동대 승합차를 따라 4시간여 만에 국과수에 도착했다.
부검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취재진들 사이로 흰 천에 싸인 시신은 카메라 셔터소리만 울리는 적막 속에 쓸쓸하게 부검실로 들어갔다.
앰뷸런스 운전사와 경찰관, 그리고 박씨의 시신을 마중나온 국과수 직원은 가끔 전해지는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이었고 취재진도 덩달아 숙연해지면서 시신이 놓인 침대가 부검실로 사라지고 앰뷸런스가 철수할 때까지 한동안 침묵만이 흘렀다.
박씨는 11일 오전 5시께 북한 온정리 금강산 특구내 해수욕장 인근에서 북측 초병으로부터 가슴과 다리에 총격을 받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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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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