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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금강산 피격' 정면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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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진상규명 위한 현지조사 요구…北, 오히려 “사과하라”
문제의 녹색 펜스와 모래언덕 개장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대학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백사장 왼쪽으로 관광객 출입통제를 위해 설치된 3.5m 높이의 녹색 펜스가 보이고, 펜스의 오른쪽은 나지막한 모래언덕으로 막혀 있다.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고 박왕자씨는 이 모래언덕을 통해 북측 군사통제구역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 제공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우리 정부의 진상 규명을 위한 현지 조사 요구를 공식 거부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13일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북측 지역에 관광을 간 무고한 민간인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요구이자 정부 입장”이라면서 “북측은 우리 측의 진상조사단을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책임있는 당국으로서 취해야 할 마땅한 조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남북 당국 간 금강산지구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하면 우리 측 인원의 신체 불가침을 보장하게 되어 있으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중지시킨 후 조사절차를 밟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격으로 사망하게 한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북측의 합의 위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정부가 문제 삼은 부분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중 제10조 신변안전보장 관련 조항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 발표와 CCTV를 통해 파악된 피해자의 호텔 출발 시각 등에 근거, “북측 설명대로라면 호텔을 나선 때부터 사망 시까지 피해자의 총 이동시간이 20분인데, 이동 동선은 3.3㎞”라면서 “50대 여성인 데다 이동 구간이 백사장이라는 점에서 북측 주장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북측 해명에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를 소집했으며, 홍양호 통일부 차관 주재로 정부 합동 대책반 회의를 열어 진상 규명을 위해 대책반 산하에 합동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긴급장관회의에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단 한 명의 국민 생명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이번 사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에 정부 당국자가 포함된 현지 조사단의 수용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북측은 현장 조사 요구를 공식 거부했다.

금강산 관광의 북측 관리당국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12일 대변인 담화에서 박왕자씨 사망에 유감을 표명한 뒤,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으며 남측은 명백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남측 조사단 방북을 불허했다. 담화는 “남측 당국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하도록 한 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며 “우리는 남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올바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때까지 남측 관광객을 받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3일 “북한이 총격 피살 사건의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는 것은 적반하장격”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