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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 결산 "정치·이념선거 변질…교육자치 의미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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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30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귀경한 뒤 서울 청운동 국립서울농학교에 마련된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허정호 기자
첫 주민직선제로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30일 투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2월 부산을 시작으로 충남과 전북 등에서 여러 차례 직선 교육감 선거가 있었지만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 의미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이전의 어느 직선 교육감 선거보다도 이념대결로 얼룩진 데다 정치권의 개입으로 정치선거로 변질돼 교육의 자주성을 확보해 교육자치를 실현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투표율이 15.4%에 그치면서 대표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6명의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나 홍보보다는 상대후보에 대한 폭로와 비방에 더 적극적이었다. 특히 운동기간 내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공정택 당선자와 주경복 두 후보의 ‘상대 흠집내기’는 볼썽사나울 정도였다.

공 당선자는 ‘6·25 통일전쟁 발언’, ‘민주노동당 임시전당대회 지지발언’ 등을 문제 삼아 주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으며, 주 후보 역시 공 당선자의 교육감 재임 당시의 ‘청렴도 꼴찌’, ‘창문공사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보수와 진보로 갈린 이념대결도 첨예해 보수진영 공 당선자와 진보진영 주 후보는 각각 ‘전교조 후보 반대’와 ‘MB 정권 심판’이라는 자극적인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치권도 가세해 한나라당은 공 당선자를, 민주당은 주 후보를 사실상 지지하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해 정치권 개입 논란을 불렀다.

공 당선자와 김성동 후보, 이영만 후보 등 보수 성향의 후보들은 보수진영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모색했지만 서로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를 고집해 성사되지 못했다.

수도교육의 수장을 뽑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최저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투표일이 평일에다 성수기 휴가철과 겹친 이유도 있지만,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정책대결보다는 이념 및 조직대결로 흐르면서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반감을 자극한 결과로 보인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치선거로 변질될 바에 차라리 간선제로 치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올해 말과 내년 4월로 각각 예정된 대전과 경기도 교육감 선거를 직선제로 실시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