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귀가 얇은 편이지만, 소설이라는 큰 길을 갈 때는 흔들리지 않아요. 댓글에 무심할 거예요.”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36·사진)씨가 온라인 서점 인터넷교보문고(booklog.kyobobook.co.kr/jsweetcity)에 소설 ‘너는 모른다’를 연재한다.
1일 첫회를 게재한 이후 11일 현재 7회까지 전개됐다. 박범신의 ‘촐라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 연재 소설이지만, 정씨는 대형 포털 사이트가 아닌 인터넷서점 블로그에 연재한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까지 조회수는 1만4000여건.
“조회수가 적어도 괜찮아요. 작품을 발표할 수 있다면 어떤 공간이든지 제겐 같습니다. 인터넷 서점은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주로 방문하세요. 이분들과 오밀조밀한 공간에서 수다 떠는 것도 좋지요.”
소설 ‘너는 모른다’는 미스터리 형식을 취한다. ‘그곳에 시체가 있었다’ 식으로 시작하는 첫머리가 추리 소설의 전범을 보인다. 소설은 계간문예지 ‘문학동네’에 연재하려던 작품이다.
2007년 겨울호에 ‘H.O.U.S.E’란 제목으로 첫 회가 나갔으나 연재를 중단하고 발표공간을 인터넷으로 옮겼다.
서술방식을 일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삼인칭 시점으로 바꿨고,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했다.
“미스터리 장르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요. 사람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사회 단면을 드러내 보이는 데 미스터리 형식이 적절한 것 같아요.”
소싯적에 신문기자를 꿈꾸었던 그는 사건기사를 유심히 살피곤 했다. 건조한 1단짜리 기사에도 장편소설 분량의 진실과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살인사건, 치정사건 기사를 눈여겨봤어요. 문장과 문장 사이, 쉼표와 쉼표 사이에 거대한 장편이 숨어 있는 거예요. 말해질 수 없지만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장편 ‘달콤한 나의 도시’(2006),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2003), ‘오늘의 거짓말’(2007) 등 그가 펴낸 작품들은 잘 읽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씨는 가독성의 기준을 “일단 나 자신에게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정한다.
써놓은 글이 자신에게 재미있게 여겨지면 통과다. 그는 집필하는 중에도 20∼30번씩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본다.
정씨는 글쓰기를 카레라이스 만들기에 비유했다. 그는 “양파, 새우, 토마토를 넣어 카레라이스를 만들지만, 내가 싫어하는 감자는 넣지 않겠다”면서 “그건 요리하는 자의 특권”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제 취향대로 요리하듯이, 그렇게 마음껏 소설을 써 볼 거예요.”
‘너는 모른다’는 100회 내외로 연재되며, 연재가 끝난 뒤에는 문학동네에서 단행본으로 묶을 예정이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