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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현 인하대 교수·지리정보공학 |
그러나 제도가 지닌 문제점 때문에 지자체들의 불만이 높아 10년이 넘도록 한강수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2300만 수도권 인구의 상수원 보호라는 명목으로 오랜 기간 과도한 규제와 함께 개발이 제한된 경기도 내 한강수계에 속한 여주, 이천, 가평, 양평, 남양주, 하남, 용인 등은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이들 지자체는 자연보존권역, 상수원보호지역, 팔당특별대책지역, 수변지역, 개발제한지역, 군사시설보호 등 10여개의 각종 규제로 지역 발전이 더디어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 한참 못 미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전국 평균의 배를 넘는 형편이다. 따라서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오염총량제가 지닌 문제점의 개선이 시급하다.
주요 문제점으로 우선 비현실적인 오염배출량의 계산이다. 선진국은 토지나 가축 등 오염원을 세분화하고 오염원별 장기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배출량을 산정하므로 매우 현실적이고 정확하다. 이에 반해 우리는 오염원 분류가 너무 개략적이고 현장 측정값이 별로 없어 몇 개의 대표적인 오염배출계수만을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현실보다 오염배출량이 크게 산정되다 보니 지자체로선 개발을 위한 허용 오염배출량을 확보하기 힘든 처지다.
유역별 오염배출량 산정도 주먹구구식이다. 한 개 유역은 여러 지자체를 전부 혹은 일부분 포함하므로 유역 내 오염배출량의 정확한 계산을 위해선 유역에 일부 포함되는 지자체 지역에 존재하는 토지나 가축, 인구 등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오염원 지도가 필수이다. 하지만 예산을 이유로 지금은 유역에 일부 속한 지자체 면적을 해당 지자체 전체 면적으로 나눈 비율로 해당 지자체의 전체 오염배출량을 곱해 해당 유역에 할당한다. 면적을 우선하다 보니 실제 지자체의 토지 이용이나 개발 특성과는 동떨어진 엉터리 수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나아가 오염총량제 운용의 절차가 까다롭고 관련 지침이 너무 난해하다. 이러니 지자체는 제도 도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선 우선 오염원을 세분화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통한 현실적인 오염배출계수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하천이 속한 유역과 관련 지자체 간 오염원의 정확한 공간적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선진국과 같이 항공사진과 위성영상을 이용한 신기술 기반의 오염배출량 산정이 시급하다. 이 점에서 이미 국토해양부에서 구축한 항공사진과 GIS(지리정보시스템)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도의 도입과 운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침을 일반화해야 한다.
아울러 환경과학원 오염총량센터의 인원과 예산을 확보해 지자체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제도 도입에 따른 지자체의 예산과 인력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구멍이 숭숭 뚫린 불합리한 제도를 무조건 밀어붙일 게 아니라 지역발전과 수질개선을 위해 지자체와 함께 할 수 있는 선진 수질 관리가 절실하다.
김계현 인하대 교수·지리정보공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