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임기 개시 81일 만에 겨우 정상화됐다. 여야가 어제 원 구성에 걸림돌이었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문제를 힘겹게 타결했다. 하지만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여야는 파행 국회 장기화에 따른 책임을 통감해 이 기회에 깊이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법을 어긴 데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식과 원 구성은 지난 6월 5, 7일에 완료해야 했다. 여야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국회의원 임기가 개시된 지 42일 만인 지난 7월10일에야 김형오 국회의장을 선출했을 뿐이다. 여야는 원 구성 문제를 놓고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기싸움을 계속하다 어제서야 합의에 이른 것이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한 것과 관련해 나름의 변명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국회법을 위반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솔선수범해야 국민이 법을 준수하지 않겠는가.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국회 본연의 직무다. 그런데도 국회 파행으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회 운영과 관련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점도 여야 지도부로서는 부끄러운 대목이다. 원내대표 간의 합의내용을 한 번도 아니고 두 차례나 파기한 것은 양당 지도부의 정치력과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더구나 국회의장이 제시한 원 구성 협상 타결 시한마저 외면했다. 국회의 권위는 의원 스스로 지켜야 하지 않는가.
여야는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입법활동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이 날마다 전해 주는 희소식은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이 마당에 여야가 허구한 날 짜증나는 정치만 해서야 되겠는가.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하듯이 부실한 국정감사나 수박겉핥기식 예산 심의를 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더 이상 비판받지 않도록 정기국회를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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