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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회의 국회 공전 82일째인 19일 여야 원구성 협상이 타결된 뒤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범석 기자 |
18대 국회 임기가 개시된 후 이날로 82일째 헛바퀴만 돌린 결과였다. 코앞에 닥친 9월 정기국회까지 파행될 경우 여야 가릴 것 없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양측의 강경파를 제압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강경파들은 양측 협상단의 잠정 합의안에 반발했으나 대다수 의원은 힘을 실어줬다. 절박한 심정이기는 양당의 원내 대표단도 마찬가지였다. 양당 원내 사령탑인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절충점을 마련하고도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내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를 노출하며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은 국회 정상화에 힘이 됐지만 상처받은 원내 리더십은 향후 국회 운영 과정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원구성 협상 타결로 18대 국회는 ‘국회의장의 국회법 개정안 직권상정→ 야당의 물리적 저지→ 정기국회 파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게 됐으나, 석 달 가까운 여야 대치 국면 속에서 가뜩이나 낮은 국회 신뢰도는 더 떨어졌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민주당 또한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행태를 보이며 여권의 갖은 실정 속에서도 당 지지율 견인에 실패했다. 18대 국회 들어 발의된 670여건의 법안 위엔 먼지가 수북이 쌓여있다.
사정이 이런 만큼 국회 정상화 이후 여야는 ‘민생 챙기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집권 과정에서 약속한 부동산·조세정책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며, 추석 전후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정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10년 집권의 경험을 토대로 여권이 내놓을 부동산·조세정책 등이 소수 기득권층만의 정책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소고기 협상과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장외 대치가 국회 정상화 이후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원내 공방전으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이 준비 중인 법인세 감면 법안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및 지주회사 규제 완화 법안, 금산분리 완화 법안 등은 민주당이 대기업 특혜 법안으로 몰아붙이고 있어 올 정기국회의 쟁점 법안이 될 전망이다. 특히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수(數)의 정치’에 의존할 경우 정국 경색은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국회 정상화 가도에는 KBS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문제와 민주당 김재윤 의원의 검찰 소환통보 등 곳곳에 지뢰가 묻혀있다.
원구성이 지체되는 바람에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이 늦어져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가 준비 부족으로 내실있는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남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