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월요일, 런던의 서쪽 노팅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 양쪽을 가득 채운 이유는 뭘까요?
휴일인 '뱅크 홀리데이'였던 이 날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영국 대표팀 선수들이 귀국한 날이기도 했지만 사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고, 유럽에서 가장 큰 거리 축제인 '노팅힐 카니발(Notting Hill Carnival)' 때문입니다.
노팅힐에서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이 카니발은 올해 44번째를 맞았습니다. 절정을 이룬 이 날 무려 60만명이 몰렸고 전날(24일)에도 이미 25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네요.
우리에겐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 때문에 로맨틱한 이미지만 주로 떠올리게 하는 지역이지만, 이 날만큼은 음악과 춤, 에너지로 가득 찬 열정의 공간이었습니다. 별로 넓지도 않은 이 지역이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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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찍으세요!" 가슴을 유난히 강조한 복장을 한 무용수가 지나가자 남성 관람객들이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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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살자고 하는 일' 한 무용수가 거리 행진을 하면서 식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축제 기간 소비된 음식물 양 통계를 보면 그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 관람객들이 이틀동안 닭 5톤, 쌀 1톤, 옥수수 3만개, 망고 1만 2천개, 코코넛 1만 6천개, 음료 5백만 잔을 먹어치웠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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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누나 까꿍!" 런던 경찰은 단 이틀간의 축제동안 치안유지를 위해 5700명을 배치하고 6백만 파운드를 지출했다. 시민들에게 고압적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통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퍼레이드 행렬을 등지고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는 여경에게 한 무용수가 몰래 다가가 장난을 걸고 있다. 사람들이 웃으며 사진을 찍어대자 뒤늦게 이를 알아챈 경찰관이 당황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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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 촬영용? 사람들이 이토록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기동성이 별로 안 좋을 것 같은(?) 말을 끌고 나온 두 경찰관. 바쁘게 돌아다니기보다는 많은 관람객들의 기념촬영 친구가 되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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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천지 행렬에 섞여 취재하는 사진기자들 외에도,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디카나 캠코더로 축제 장면을 담느라 바빠서 거리는 온통 카메라 천지가 됐다. |
이민자들의 작은 지역 축제에서 시작해 이제는 매년 1번씩 런더너들의 발길을 끌어잡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저력이 놀랍습니다.
노팅힐 카니발의 코드는 '캐리비안'이고 핵심은 '음악'입니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벌이는 거리 퍼레이드와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연주와 춤판은 벽에 기대서 구경만 해도 재밌을 정도로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었습니다. 캐리비안 풍의 문화코드가 런던이라는 도시의 '다국적' 이미지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유럽에서 가장 큰 축제로 자리잡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도 들었고요.
워낙 잘 알려진 행사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 외에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풍경이 역동적이고 화려해서 사진 찍기도 좋아요.
'사람에 치이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기억해 뒀다가 한번쯤 찾아볼 만한 축제입니다. 다만 내년 8월이 오기 전까지 조금은 참고 기다려야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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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우 whatisthis@lyco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