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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교무대서 고립 위기…EU 제재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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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배후론 제기… 미국제품 수입제한 조치
그루지야 사태를 놓고 서방세계와 갈등하고 있는 러시아가 외교적 고립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러시아가 나토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만든 상하이협력기구(SCO)는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8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폐막한 SC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로부터 그루지야 사태 관련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와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 회원국과 이란 등 5개 참관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평화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지만, 최대 현안인 그루지야 사태에는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그루지야 사태를 회담 의제로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SCO 정상들은 러시아와 서방의 눈치를 보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믿었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조차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언론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러시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분리주의 척결’을 외쳐온 SCO 회원국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 독립을 인정한 게 이중적 태도라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SCO는 분리주의, 극단주의와 싸우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힘을 모았다. 유럽연합(EU)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처음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EU 순회의장국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이는 그루지야 사태를 용인할 수 없다는 우리의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급해진 러시아가 미국을 상대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루지야 사태를 촉발했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그루지야의 충돌 현장엔 미국인이 있었고, 이들에게 명령할 수 있는 건 미국 지도자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 고기를 판매하는 19개 미국 업체의 대러시아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사태가 양국 간 경제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