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한 달에 미국 가족에게 500만원 정도 보내는데, 환율이 올라 연봉이 대폭 깎인 느낌”이라며 “아내가 외식비 등 씀씀이를 대폭 줄이고 아이들도 장학금을 받아 보태고 있지만 버티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 놓았다.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에 13세 아들(중학교 1학년)을 유학 보낸 정모(40·여)씨도 마음이 무겁다. 정씨는 홈스테이 비용과 용돈 등으로 매달 155만원을 송금하고 있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달 20만원가량 부담이 늘어났다. 정씨는 “아들 유학을 준비하면서 저축 등 미리 준비하긴 했지만 너무 오르니 불안하다”며 “버티다 못해 유학기간을 2년을 1년으로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자녀를 유학 보낸 가정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년 전보다 무려 15% 상승했으며, 지난해 이맘때 890원대에 머물던 캐나다달러 환율도 최근 103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처름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자녀를 해외유학 보낸 부모들은 교육비를 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환율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세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생활하다 아이들 방학을 이용해 잠깐 국내에 들어온 권모(45·여)씨는 “막내를 빼고 아이 둘은 시민권자로 공립학교에 다녀 학비 부담이 작지만, 미국 물가가 워낙 비싼 데다 환율 상승으로 한 달에 700만원 정도 쓰는 것 같다”며 “교육보험 등이 있긴 하지만 큰 도움은 안 돼 남편이 월급을 쪼개 힘들게 보내준 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연일 오르는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YBM유학센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관심은 많지만 환율이나 경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이미 유학을 확정지은 경우에도 매일 환율을 지켜보며 송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수기를 맞은 여행업계는 유류세 인상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객이 크게 감소하자 큰 고민에 빠졌다.
올해 7월 해외여행 성수기인 7월 중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나간 해외여행객은 117만명으로 지난해 7월(129만명)보다 8.7% 감소했다. 특히 내국인 출입국 여행객이 160만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6%나 줄어들었다.
해외여행객들도 지갑을 열기를 꺼리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입국 여행객 휴대품 세관검사 유치건수가 지난해 7월 5461건에서 올해 4928건으로 9.8% 감소했다. 유치품이란 면세 범위인 400달러를 초과한 물품을 신고 없이 들여오다 적발된 것이다. 공항세관은 주요 유치품목으로 고급시계가 57% 감소했으며, 의류(-26%), 핸드백(-23%) 등 대부분 품목의 유치실적이 크게 줄어 고가 해외쇼핑이 감소했다.
모두투어의 한 관계자는 “유류비가 계속 올라 여행비용 상승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거나, 해외에 나가더라도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