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이 대형공사 입찰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정상문(62) 전 총무비서관과 홍경태(53) 전 총무행정관, 구속된 서모(55)씨가 청와대에서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29일 브리핑에서 “정씨와 서씨를 대질신문한 결과 서씨가 홍씨를 만나러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우연히 소개해 줘 정씨와 한두 차례 본 적 있다고 진술했고, 정씨도 한 차례 본 적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서씨의 정확한 청와대 방문 일시와 횟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에 방문기록을 요청하는 한편,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홍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그의 가족과 접촉에 나섰다. 경찰은 홍씨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벌인 뒤,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정씨를 추가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와 정씨는 서씨의 부탁을 받고 2006년 영덕∼오산 간 도로공사를 대우건설이 수주하도록 발주처인 한국토지공사 김재현 전 사장에게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정씨는 전날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날 박세흠 전 대우건설 사장과 신모 상무에 대해 입찰 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사장과 신 상무(당시 부장)는 2005년 말 홍씨의 부탁을 받고 서씨를 만나 부산 신항만 공사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입찰가를 보여주는 수법으로 토목 전문건설업체 S사가 최저가를 제시해 낙찰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사장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소환 조사에서 “신 상무(당시 부장)에게 서씨를 도와주라고 했지만, 사장실에 사람이 많이 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 말이었지 구체적인 지시는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또 정씨가 토지공사 사장과의 통화에서 서씨를 만나보라고 한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이 전화가 입찰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사를 낙찰받은 SK건설 관계자를 다음 주에 소환하는 한편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홍씨의 계좌추적에 나섰다.
홍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도피할 이유도 없고 숨길 것도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홍씨는 “아직 혐의사실이 무엇인지도 몰라 할 말이 없다. 들어가서 조사를 받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확한 귀국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조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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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질신문서 확인… 靑에 방문기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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