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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봇물 터지듯… 온통 “팔자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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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혼돈
◇미국발 악재로 국내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은 22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직원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제현 기자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공황상태를 드러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5% 이상 떨어져 1130선으로 추락했다. 정부가 ‘10·19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10·21 건설유동성지원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증시 폭락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대내외에서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져 팔자가 팔자를 부르는 투매양상이 빚어졌다. 미국과 아시아증시가 크게 빠진 가운데 중국발 경기쇼크와 원·달러 환율의 급등까지 가세하자 투자심리는 급속히 얼어붙고 말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악재=대내외에서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주식시장이 빈사상태에 처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금융위기 불길이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가의 부도위기로 옮겨붙는 가운데 한국도 안심하기 힘들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가의 디폴트(부도)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우리나라도 간접 영향권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그 불안감이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주가를 급락시키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때맞춰 미국증시가 2∼4% 급락한 데 이어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일제히 4∼7% 폭락세를 빚었다.

내부적으로는 자금시장이 더욱 꼬여 가는 점도 악재로 불거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조치에 이어 시중 돈풀기에 본격 나섰지만 오히려 돈의 흐름은 더욱 막혀 가고 있다.

국고채 금리만 내려갈 뿐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CD금리는 지난달 말 연 5.83%에서 22일 현재 6.15%까지 치솟았다.

이는 그만큼 은행의 자금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부실채권이 대거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융권에도 서서히 부실 공포가 밀려오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고강도 금융안정 및 건설유동성 지원 등 실물경제대책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대책의 경우 금융시장이나 건설경기가 좋아지는 데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위기국면에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며 “대내외에서 악재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별다른 효과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코스피 1000선 붕괴 위기 고조=주식시장이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다 보니 조그만 악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자마자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희생양으로는 LG전자,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이 꼽힌다. LG전자의 경우 JP모건이 지난달 외화부채를 이유로 3분기 경상이익 적자를 예상하자 국내 증권사와 LG전자가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 LG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말 10만80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을 거듭해 9만500원까지 빠졌다. 미래에셋증권도 JP모건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자 지난 20일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에도 7% 이상 폭락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체력이 허약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동요가 심해졌다”며 “악재에 민감한 상황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에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어이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공포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바닥을 찾기 힘들다며 코스피지수가 10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