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대통령에게 업무를 보고한 정부 부처 20곳을 대상으로 소요예산 내역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세목별로 공개한 기관은 5곳에 불과했다. 대부분 부처들은 소요예산 총액, 단순 내역 등 ‘알맹이’ 없는 정보만을 공개했고, 일부 기관은 최근까지 공개 여부조차 회신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부 정부 부처가 업무보고에 돈을 많이 쓴 것도 문제이지만, 국민 혈세를 구체적으로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6일 정보공개센터는 회신해온 19개 부처 가운데 총액만 공개한 곳은 국방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5곳이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외교통상부와 같은 날 업무보고를 해 금액이 같다는 답변뿐이었고, 복지부는 행사대행업체에서 받은 영수증 1장만 제출했다.
특히 정보공개제도의 주무부서인 행정안전부는 정보공개 처리시한(10일)을 훌쩍 넘겨 20여일이 지난 5일 현재 공개 여부를 회신하지 않았다.
노동부, 환경부, 국가보훈처, 방송통신위원회 등 9개 기관은 행사비용, 인쇄비 등 개략적인 내용만 두루뭉수리로 공개, 사용처가 궁금했다. 예를 들면 방통위는 “2009년 대통령 업무보고는 2008년 12월 청와대에서 실시되었으며, 방송통신위원회 단독으로는 보고자료 인쇄비 498만8000원, 버스임차료 25만원 등이 소요되었음”이라고 간략히 공개했다.
반면 지식경제부, 통일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5곳은 ▲행사장 조성 ▲등록 및 제작물 ▲수송비 등 전체 경비를 항목별로 세세하게 공개, 대조를 이뤘다.
한편 행안부를 제외한 19개 기관이 업무보고에 쓴 총 비용은 1억2000여만원으로 기관당 평균 650만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당 업무보고 시간이 2∼3시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당 200만∼300만원을 쓴 셈이다.
전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대통령 업무보고에 1억원이 넘는 예산을 물쓰듯 했다는 것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예산의 용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더 커다란 문제”라며 “그럴수록 정부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보공개 공공보도팀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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