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촛불시위와 관련, 서울중앙지법이 불법 시위자 사건을 특정 판사에게 집중 배당하기에 앞서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사건 3건도 다른 한 판사에게만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 중 2건은 무죄 선고를, 1건은 유죄선고를 받았다.
24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올려 전기통신기본법을 어긴 혐의로 기소된 사건 3건을 모두 형사단독 A판사에게 배정했다.
해당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 촛불집회 ‘여성시위자 사망설’을 퍼뜨린 사건과 사망설 관련 사진과 글을 올린 사건, ‘전국 중고생 단체휴교 시위’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 사건이다.
해당 판사는 동료 판사들에게 “민감한 사안을 나한테만 배당해 부담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놓았고, 이 사실을 들은 다른 B판사도 불법 시위 관련자 사건 8건이 자신에게만 몰린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형사 단독 판사 10여명이 법원의 배당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대책을 논의했고 당시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현 대법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원장은 판사들과 면담에서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불법시위 사건을 다른 단독 판사에게도 나눠 맡기도록 했다.
법원 관계자는 “판결의 일관성을 위해 관련 사건을 한 판사에게 맡긴 것 같은데, 담당 판사로선 부담이 컸던 모양”이라면서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들의 성향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한 판사는 “한 판사에 유사 사건을 여러 건 몰아 배당하는 건 사실 관계를 떠나 문제가 있다”며 “당시 법원의 이례적인 사건 배당방식에 판사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배당이 기계식이 아닌 임의 배당이었던 것이 맞다”면서 “양형의 균질을 위해 비슷한 사건을 한 재판부에 배당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원칙을 어긴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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