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과 관련해 출판권자 및 출판자 단체들이 “저작권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저작권 질서를 무너뜨리는 개악법률”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백석기), 한국출판인회의(회장 한철희), 한국학술출판협회(회장 강희일),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김옥영) 등 저작권자 및 출판권자 17개 단체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최문순 의원이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에는 디지털도서관 원격 열람 허용 오프라인 상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한 책임 감경 또는 면제 영리를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할 경우에만 형사처벌 등 저작권자와 출판권자의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나아가 출판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다수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저작물의 불법복사 행위와 포털 등을 통한 불법 유통이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합법화 하면 해적 출판의 범람은 물론 출판·인쇄산업을 괴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은 마침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민주당 최문순 의원 등은 대한민국의 지식-출판 생태계를 말살하려 하는가?
2009년 4월 2일, 최문순 의원이 대표하고 홍재형, 송민순, 이미경, 박은수, 이종걸, 권영길, 최철국, 김재윤, 김영진 의원 등이 발의한 이른바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다음의 4가지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1.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를 허용하도록 함.
2.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도서관 등의 안, 다른 도서관 등의 안, 도서관 등의 밖에서 (판매용으로 발행된 도서를) 이용할 수 있게 복제하거나 전송할 수 있도록 함.
3.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
4. 온·오프라인상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한 책임 감경 또는 면제 함.
우리는 이 개정안이 이 나라의 지식-출판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 법률임을 확인한다. 이 안은 적법한 저작물의 무단 대량 복제를 추동하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무단 배포와 사용을 확산하며, 저작권자의 지적재산권리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상상만으로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지만, 만일 이 안이 법률로 의결된다면 다음과 같은 사태가 발생될 것임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1. 잠복 중이던 40만 개의 복사기기들은 순식간에 공공연한 해적출판의 공장이 되어 사회의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이로 인한 우리 지식-출판계의 손실은 최소한 연간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이다.
2. 임의로 디지털 복제된 서적 파일이 도서관을 통해 전 사회에 유포될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확산되는 디지털 파일은 전자책 시장을 붕괴시킬 것이고, 임의로 프린트 된 인쇄물은 출판-인쇄 산업을 괴멸시킬 것이다. 그 피해액은 최소 2조 원을 넘을 것이며 이로 인한 실직인구는 약 20만 명에 달할 것이다.
3.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임의로 이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저작권의 실체가 불분명해질 것이다. 이로 인하여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둘러싼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그 결과 사회적, 경제적, 윤리적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것이며, 지식재산의 물질적 손실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돌이킬 수 없는 괴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개정안을 발의한 최문순 의원 등은 과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가?
1.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 복사 행위의 제1차 희생물이 되고 있는 학술저작출판물이 1000권 제작되어 서점에 배포되면 그 가운데 85%의 책이 1년 안에 반품되어 사장되고 있다는 사실.
2. 출판 저작물 1쪽에 대한 복사 저작료가 일본의 경우 20엔, 미국의 경우 평균 1.5달러, 독일의 경우 최신 복사기 한 대당 307유로이나 대한민국에서는 5원에 불과하다는 사실.
3. 저작권 관련 법률 소송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나 판례의 부족과 사안의 복잡함 때문에 그 판결 시간이 다른 어떤 법률 소송보다도 길고, 그 결과 저작권자가 승소하여도 창작의 의지를 상실하고 사업 기반도 붕괴되고 만다는 사실.
4. 온라인상에서 유통되고 있는 저작물의 상당수가 불법이고 그 행위들은 p2p, 웹하드, 포털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도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은 저작권자보다 더 많은 부당 이득을 얻고 있다는 사실.
21세기는 지식중심 사회이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지식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고, 세계 각국은 앞선 지식의 창출을 위해 국력을 집중한다. 지적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새로운 지식 창출의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며 이러한 사실적 진실을 외면하는 어떠한 국가도 지식경쟁의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 우리 지식-출판계는 이러한 사회 역사적 사명을 깊이 자각해 왔다. 그 때문에 말할 수 없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선진 지식을 수입, 확산하고 우리 지식을 창출, 확장해 온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지식-출판 시장은 영어권의 1/30에 불과하다. 저작권에 대한 보호와 진흥의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저작물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어가는 원인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가능성과 희망을 신뢰하는 저작자와 출판인들의 사회 역사적 사명의식을 제외하고 또 어디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지식-출판인들은 냉철하고 정중하게 다음 사항을 요구하는 바이다.
1. 공중용 복사기에 의한 복사의 합법화는 해적 출판 유인 법률에 다름 아니다.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2. 도서관 등이 저작물을 무단 디지털 복제하여 관 내외에 송출하는 행위는 지식-출판계의 학살에 다름 아니다.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3.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무단 사용케 하는 것은 저작권법의 말살에 다름 아니다.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4.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를 방조 또는 유도하는 것은 저작권법의 폐지에 다름이 아니다.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2009년 4월 23일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백석기/불교출판문화협회 회장 원택/학습자료협회 회장 유정묵/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회장 신재석/한국기독교출판협회 회장 정형철/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장 권대우/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김옥영/한국복사전송권협회 이사장 조동성/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지상학/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회장 송순기/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지명길/한국음원제작자협회 회장 이덕요/한국전자출판협회 회장 최태경/한국출판경영자협회 회장 조은상/한국출판인회의 회장 한철희/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민구/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 강희일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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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의원 '저작권법 개정안'에 17개 출판-저작권단체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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