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美 한반도 전문가들 “대북제재 다자체제로 해야 효과적”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北 핵무기 보유한 채로 美와 관계정상화 노려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을 계기로 미국 조야에서 북핵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 싱크 탱크, 언론, 전문가 그룹 등이 연일 북한 핵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가 27일 ‘북한 핵위기’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면서 “북한은 인도와 이스라엘처럼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국제 사회는 이 같은 북한에 대응하는 데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부시 연구원이 지적했다. 그는 “도발을 한 북한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한다”면서 “하지만 그 같은 징벌은 다자 체제로 이뤄져야하고, 이때 중국의 협력이 절실한데 중국이 대북 제재에는 소극적이어서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빌 클린턴 정부의 대북 포용책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 후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결정을 이유로 군사적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북한이 핵 물질 이전 등을 시도할 때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정선, 조사함으로써 북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공해상에서 PSI를 적용하려면 유엔 안보리의 결의가 있거나 유엔 헌장에 의거해야한다”면서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새 대북결의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초빙연구원은 북한 핵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여전히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와일더 연구원은 “중국이 그동안 북한을 너무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 같은 변화가 게임의 틀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와일더 연구원은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독자 제재 방안의 하나로 대북 금융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북한이 거래하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잠정 지정한 뒤 북한 자금 2500만달러를 동결했던 조치와 유사한 제재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와일더 연구원은 BDA 제재를 주도했던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유임됐고, 그가 금융 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