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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50만명 추모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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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에 곳곳서 통곡… ‘상록수’ 울려퍼지자 다같이 불러
만장 2000여개 행렬… “노무현, 노무현” 연거푸 외치기도
오열하는 DJ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헌화한 뒤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다 슬픔을 참지 못하고 함께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울광장 앞 노제는 29일 오후 1시20분부터 40여분간 깊은 애도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따가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쓴 노란색 종이모자가 노랑 물결을 이뤘다. 영구차 주변에선 시민들이 날려보낸 노란 풍선과 종이 비행기가 날아오르며 고인이 가는 길을 배웅했다.

경복궁에서 영결식을 마친 후 장의행렬은 시속 10∼15㎞로 서울시청을 향해 오후 1시20분쯤 서울광장에 다다랐다. 운집한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장의행렬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췄다.

노제는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이 함께 한 가운데 참여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배우 김명곤씨의 행사 시작 선언으로 막이 올랐다. 고인의 영혼을 부르는 초혼 의식, 국립창극단의 ‘혼맞이 소리’, 국립무용단의 ‘진혼무’가 이어졌다.

서울광장으로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영결식이 끝난 뒤 수많은 추모객들의 추모 속에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도현 시인은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란 추모시에서 현 정권을 겨냥한 듯 “저 가증스러운 낯짝 앞에서, 저 뻔뻔한 위선 앞에서 억울하다 땅 치지 않을래요”라며 “무자비한 권좌의 폭력 앞에서 소리쳐 울지 않을래요”라고 읊었다.

김진경 시인도 조시에서 “우리의 침묵이 당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칼날 앞에서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말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하여 당신에게 죽음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은 금세 흐느낌으로 술렁거렸다.

시민들은 안숙선 명창의 조창과 묵념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유언이 낭독되자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되뇌였다. 고인이 생전에 통기타를 메고 즐겨부른 ‘상록수’, ‘아침이슬’ 등이 울려퍼질 때에는 다 같이 따라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노제 후 영구차는 한동안 서울광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다 오후 2시쯤 서울역을 향해 서서히 움직였다. 워낙 많은 인파가 운집해 장의행렬은 쉽게 이동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최대한 경찰 통제에 협조하며 길을 만들어 주며 그 뒤를 따랐다.

넋 달래는 진혼무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뒤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 고인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무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원 기자
2000여개의 만장행렬은 서울광장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길을 안내했고, 장의행렬은 오후 2시55분쯤 서울역 광장에 근접했다. 서울광장에서부터 함께 이동한 시민들은 차마 고인을 보낼 수 없는 듯 “노무현, 노무현”을 연거푸 외쳐댔다. 일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 이들은 장의행렬 앞으로 몰려갔다. 이 바람에 영구차가 서울역 앞 약 200m 거리를 빠져나가는 데 30여분 이상이 걸렸다.

공식적인 노제는 서울역에서 끝나기로 돼 있었는데도, 시민들은 고인을 차마 보내지 못하겠다는 듯 한참 동안 도로와 인도를 가득 메운 채 장의행렬을 뒤따랐다.

노제에 앞서 오후 1시쯤부터 서울광장에서는 방송인 김제동씨 사회로 ‘여는 마당’이 열렸다. 가수 양희은, 안치환, 윤도현이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한 ‘상록수’, ‘광야에서’, ‘너를 보내며’ 등의 노래를 부르며 애도 분위기를 돋웠다. 노제에는 시민 40만∼50만명(경찰 추산 18만여명)이 운집했고 남녀노소는 물론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온 ‘넥타이 부대’도 눈에 자주 띄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