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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사교육비 절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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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심야교습 금지’ 입법화 등 혼선 거듭
교과부 장관·여권 실세 두 달째 ‘힘겨루기’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강원도 원주시 원주정보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면서 담당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원주=허정호 기자
사교육비 절감대책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관할 부처 장관과 실세 간 힘겨루기 탓이다. 그 여파로 사교육 대책은 2개월간 결론없이 표류하는 양상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은 교육계 현실을 들어 ‘점진적’ 조치를 주장한다. 이면엔 집행부서로서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반면 ‘왕의 남자’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관료주의를 문제 삼아 ‘혁신적’ 정책을 요구한다. 팀워크보다는 ‘학원 심야교습 금지’ 입법화 등으로 ‘한건’하겠다는 욕심이 앞선다.

청와대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은 ‘샌드위치’ 신세다. 당·정·청 간 알력이 불가피한 풍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사교육 대책 논란과 관련해 “사교육 정책에 대해 미래기획위원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장관은 발표·집행하며, 청와대 수석은 이를 조율·조정해야 한다”며 정 수석을 질타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3일 전했다. “왜 구체적 내용이 미래기획위에서 나오냐. 수석은 이런 것을 조율하지 않고 뭐했냐”는 게 이 대통령의 꾸지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분란을 일으킨 모두에게 쓴소리를 한 것으로 들린다.

이 대통령 책임도 없지 않다. 특단의 사교육비 대책은 ‘중도강화론’ 실천에 필요한 매력적인 카드다. 그렇다고 대통령으로서 현직 장관을 제쳐둘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스스로도 그간 흔들린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 4월 말 곽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로 시작된 학원 심야교습 금지 입법화 논쟁은 지난 5월 중순 당정협의에서 없던 일로 일단락됐다. 꺼졌던 입법화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은 이 대통령이 지난 국무회의에서 ‘학원 영향력’을 언급하며 안 장관을 질타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입법화 세력은 다시 적극적 행동에 나서 ‘논쟁 제2라운드’가 불붙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리를 시도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교과부로부터 ‘학원 심야교습 금지에 대해 위헌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보고를 듣고 “그러면 소송을 일단 지켜본 뒤 논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안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종결정을 하는 사람은 교과부 장관”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곽 위원장, 정 의원 등은 반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대통령의 단속이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다. 당장 “이 대통령이 입법화를 거부했다”, “이 대통령을 왜곡해선 안 된다”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여권 개편을 앞두고 있는 시기여서 정책 힘겨루기가 인사 관련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