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환자의 생명과 함께 인권을 다루는 ‘인권의학’ 전문기관이 문을 연다.
4일 문을 여는 인권의학연구소(IMHR)의 이화영(50·여·사진) 소장은 “의사가 인권을 연구하면 병원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나 차별이 줄어든다”며 “인권 피해자를 의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고 3일 말했다.
이 소장이 인권의학을 접하게 된 것은 6년 전. 미국 국립 암센터에서 일하다 조지메이슨대 국제분쟁연구소 석사과정을 밟던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고문 사실을 폭로하고 피해자를 치료하던 의사들을 만났다.
이때부터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권운동을 하는 의사들을 만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군사독재 시절 고문 피해자를 치료하는 상담 모임에 참여하거나 해외 인권의학 서적과 국제 규약서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고문 피해자들은 정신적 외상이 심각한데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제2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공권력 등으로 인해 몸과 마음을 다친 인권 피해자를 치료하는 ‘인권 클리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병원에 인권 클리닉을 만들면 인권 피해자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치유하는 종합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소장은 “기존 인력을 재조직하는 만큼 추가 비용이 거의 없는데 인권 사업이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병원이 아직은 흔치 않아 계속 설득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4일 개소와 동시에 인권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 소장은 “연구소가 인권의학을 실천하는 학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