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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 약한 철도노조 등 공공노조의 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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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철도노조가 이틀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늘부터 가스노조와 한전 산하 5개 발전노조, 국민연금관리공단노조 등이 파업한다. 내일은 한국노총이, 모레는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에서 노동자대회를 열어 대정부투쟁에 나선다.

철도노조는 사측의 불성실한 단체협상 등도 내세우지만 어제와 오늘 파업에 들어간 노조들이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선진화 분쇄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소속이란 점을 감안하면 공동 목표는 공기업선진화 반대투쟁이다. 철도노조 요구사항이 임금피크제 및 희망퇴직 반대, 노조전임자 축소 반대 등인 데서 그걸 확인할 수 있다. 명분이 약한 데다 국민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나치다.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기업 선진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많은 공기업의 경영 비효율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전년대비 43조4000억원(25.6%) 증가했다. 부채가 늘면서 공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이자보상비율은 47.1%로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철도공사 등은 영업적자를 냈고 대한석탄공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경영효율화를 위한 대수술이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증거다. 복수노조 허용이나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을 우려하는 노동계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공기업 경영과 노조체질 선진화에 반대해 파업까지 하는 건 정치투쟁이라는 소릴 듣기 십상이다. 노사정 6자대표자회의 실무협의체가 어제 첫 회의를 갖고 논의에 들어갔다. 이런 논의기구에서 매듭을 풀어나가는 게 옳은 자세다. 철도노조 등은 필수유지 인원을 남겨뒀다고는 하나 파업을 강행하면 이용자의 불편은 당연하다. 파업 등 극한투쟁으로 뭔가를 얻어내겠다는 노조 자세는 시대착오적이다. 명분이 약한 투쟁은 성공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