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먼저 미국이 한국 방위를 위해 존재해 온 주한 미군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일체의 전략 수정을 서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미 ‘설득외교’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주한 미군의 감축 여부는 1차적으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미국의 일방적 전략 변화 차원에서 주한 미군 병력의 움직임이 결정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비대칭적 군사위협 능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 미군의 해외 파병이 이행될 경우 오판에 의한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양자회담에서도 마찬가지다. 핵협상 타결을 위해 주한미군의 기능과 역할 변화 또는 철수를 전제로 한 평화협정이 미북 양자 간에 배타적으로 추진되도록 해서도 안 된다.
주한 미군이 완전 철수한다든가 우리와 사전에 긴밀한 협의 없이 일부를 갑자기 타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미국이 언제까지나 우리 안보를 전적으로 책임져 줄 것이라는 맹신에서 깨어날 필요는 있다. 주한 미군이 자동으로 우리의 안보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다는 망상에서도 서서히 깨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한미연합 군사력을 주 억제력으로 삼으면서도 점차 우리 안보는 우리가 지킨다는 생각에 기초해서 ‘자위적’ 국방력 건설에 매진해나가야 한다. 2012년이면 당장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 전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 증원전력 보장과 미국의 핵 확장 억지력 공약 등이 유효하게 될 것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방위력 공백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부문별 ‘홀로서기’ 국방력 건설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의 근본적 체제 변화와 핵 포기와 같은 안보환경의 획기적 변화가 없는 한 2012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연기하거나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꾸준히 견지될 필요가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