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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가격인하 경쟁… 고래싸움에 '골목상권'만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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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유통업체 매출 ‘뚝’… 문 닫는 점포 속출
납품업체들도 ‘울상’… “정부 특단대책 시급”
연초부터 불붙은 대형마트들의 가격인하 경쟁이 주요 생필품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10원이라도 경쟁사보다 싸게 팔겠다는 대형마트의 가격전쟁 여파는 동종업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 물건을 대는 납품업체들은 납품단가 하락에 울상을 짓고, 소매유통점들은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형마트 판매가격 인하 품목 확대=지난 7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생필품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린 이마트는 다음달 3일까지 모든 지점에서 ‘새해맞이 주방용품 대전’을 열고 테팔, 코렐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 주방용품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역대 최저가라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2주간의 브랜드 기획행사 형식을 갖췄지만 연초부터 시작한 생필품 가격인하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ELO 스텐냄비 5종 세트’를 시중가보다 60%가량 저렴한 9만9000원에, ‘테팔 이센시아 후라이팬(28㎝)’은 1만7900원, ‘코렐 파스텔부케(18P) 세트’는 7만4800원이다.

이마트는 또 27일까지 제주에서 직송한 양배추(통·990원)와 당근(100g·168원), 무(개·880원), 캘리포니아산 햇호두(700g·8980원) 등을 업계 최저가격에 선보인다.

홈플러스도 가격인하 품목을 신선식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1∼27일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에 달래와 냉이 등 봄나물(1봉)과 가리비(100g), 오뚜기 ‘옛날 구수한 현미’, 바로토스트식빵(350g) 등 식품 20종이 균일가 1000원에 판매된다.

또 고구마(1.2㎏)는 정상가보다 50% 저렴한 2500원에, 딸기(1㎏)는 시중 가격 대비 45% 싼 7800원에 판다. 이밖에 고등어살, 맛타리버섯, 참다래, 석류, 체리, 다다기오이, 네이블오렌지 등도 최저가로 선보인다.

◆비상 걸린 중소 소매업체=이 같은 대형마트들의 가격인하로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 골목상권들은 대응 방법조차 찾지 못한 채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최대 격전지인 경기 용인 수지에서 샘마트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고객이 절반 이하로 줄다 보니 하루 300만∼400만원 하던 매출이 15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용인, 신갈, 수지 지역에서 문을 닫은 점포만 30여곳에 이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마트 서울 성수점 인근 뚝섬쇼핑 관계자도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진출해 지역상권이 위협받는 데다 대형마트들의 가격인하 경쟁까지 겹쳐 죽을 맛”이라며 “대형마트에 맞대응을 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의 가격인하 품목이 확대될수록 소매점들의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라며 “정부에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