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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구경가자" 뉴질랜드인들 바닷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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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점점 잔인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대담해지는 것일까.

칠레 강진으로 태평양 지역에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주민들이 오히려 해일을 구경하기 바닷가로 몰려드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보도했다.

칠레에서 27일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태평양 지역 50여개 국가에 지진해일 경보가 내려지고 수십만 명의 주민이 고지대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당국의 경보를 무시하고 수백여 명이 해일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달려 나갔다.

이날 뉴질랜드 민방위 본부는 인터넷과 방송 등으로 1∼3m 높이의 해일이 밀려 올 수 있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지만 많은 뉴질랜드인이 막바지 여름을 즐기기 위해 바닷가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해일 경보를 듣고 오히려 해일을 구경하기 위해 바다로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해일의 높은 파도를 이용해 파도타기를 즐기려고 바다에 뛰어들려는 사람도 있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에 대해 매우 어리석고 위험한 짓이라고 경고했다. 존 카터 민방위 장관은 “큰 재난을 가져올 수 있는 해일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바다로 달려 나간 것은 참으로 바보같은 짓”이라며 “해일을 보기 위해 바다에 갔다가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그러나 정부의 잦은 해일 오보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오히려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바닷가로 해일을 구경나온 한 오클랜드 시민은 “(정부의 해일 경보는) 양치기 소년 얘기 같다”면서 “그동안 여러번 해일 경보를 들었으나 아무 일도 없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들을 데리고 바닷가 높은 곳에서 해일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급하면 충분히 대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교전과정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져 국제사회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 때 이스라엘 주민이 이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일부 주민은 마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듯 술과 음식, 간이의자까지 싸들고 교전지역 인근 언덕에 몰려들어 비난을 받았다.

오클랜드=연합뉴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