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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못 당해낸 ‘로비천국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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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이해집단 무력화” 대선때 큰소리
작년 되레 로비자금 34억弗 ‘사상 최고’
언론 “돈·정치 얽힌 현실 어쩔수 없어”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로비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미국 정치를 뒤에서 움직이는 특수이해집단을 무력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4개월가량의 재임 기간 중에도 이 공약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워싱턴 정가에 투입된 로비 자금이 34억7000만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미국의 시사 주간지 내셔널 저널 최신호가 보도했다.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기를 보냈지만 이 기간에 로비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돈과 정치가 얽혀 있는 현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내셔널 저널이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처방약의 가격 인하를 위해 제약협회와 타협했다. 오바마 정부는 제약협회와 800억달러 규모의 처방약 가격 인하에 합의하면서 외국에 수출된 미국산 제약의 재수입 금지 등 제약협회의 요구 사항을 수용했다. 제약협회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지지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1억5000만달러의 홍보비를 지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금융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대형 금융 기관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나 로이드 브랭크페인 골드만 삭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월가의 최고 책임자들은 빈번하게 백악관에 출입하고 있다고 이 주간지가 보도했다.

이 때문에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로비스트의 영향력 축소를 위해 노력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는 35%에 불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 어젠다를 밀어붙일수록 로비업계가 더욱 번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산업 개편뿐 아니라 건보 개혁, 에너지 정책 전환, 경기부양책 시행 등 굵직한 국정 현안을 추진하면 이해 집단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입법 작업 등이 진행되도록 로비스트를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민간 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지난해에 연방 정부 등을 상대로 로비한 회사와 단체가 1만5712개에 달했다. 이는 2008년에 비해 663개가 늘어난 수치이다. 현재 미국 정가의 최대 쟁점인 건보 개혁과 관련해 활동하는 로비스트는 4525명에 이르며, 제약업체 등이 사용하는 로비 자금의 규모가 2억6680만달러에 달한다고 CRP가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