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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불법낙태 수사 일단락…의사 1명 기소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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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낙태 악용' 솜방망이 처벌 논란
일부 병원서 "성폭행 당했다고 하라"권유하기도
고발 의사회 "사실 확인했어야"…부실수사 비판
낙태 추방운동을 벌이는 ‘프로라이프(Pro-Life) 의사회’가 산부인과 병원 3곳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 수사가 일단락됐다. 수사 결과 일부 병원에선 사무장이 낙태를 원하는 이들을 먼저 만나 “의사 상담 때 ‘성폭행당했다’고 하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불법 낙태시술 혐의로 기소한 의사는 단 한 명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이 나온다.

광주지검 형사3부는 24일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고발한 광주 지역 산부인과 A병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송모(17)양을 조사한 결과 A병원이 아니라 B병원이 시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송양 글을 보고 A병원을 고발했었다.

송양은 A병원 측 고소에 따라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A병원이 프로라이프 의사회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이다.

결국 의사회가 지난 2월 고발한 병원 중에서 검찰이 불법 낙태시술 혐의로 기소한 건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수사한 C병원 하나뿐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D병원의 경우 원장이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되긴 했으나 불법 낙태시술이 아니라 의료법상 과장광고 혐의가 적용됐다.

광주지검이 B병원의 불법 낙태시술을 확인하고서도 입건조차 하지 않은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송양이 수술받을 때 ‘남자친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말한 만큼 B병원에 불법 낙태시술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형법상 낙태는 불법이지만 모자보건법은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등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검찰이 ‘부실수사’를 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B병원은 낙태시술 당시 임신 8주이던 송양에게 진료비 28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프로라이프 의사회 관계자는 “법이 정한 합법 낙태시술 비용 5만5190원보다 액수가 훨씬 큰 것만 봐도 불법낙태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 논리대로라면 병원에 가서 ‘성폭행을 당했다’고만 하면 불법 낙태시술도 면죄부를 받는 셈”이라며 “성폭행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확인했어야 하는데 검찰에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안양지청 수사과정에서도 C병원이 낙태 상담을 받으러 간 여성들한테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하라”고 먼저 권유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행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만든 합법낙태 조항이 일부 병원과 여성의 ‘묻지마 낙태’에 악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안양지청 관계자는 “병원과 여성이 입을 맞춰 낙태 사유를 ‘성폭행’이라고 하면 수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불법 낙태시술 의혹 제기된 병원 수사결과
병원(지역) 수사
주체
처리 결과
A
(광주)
광주지검 ●무혐의(낙태시술 사실 없음)
B
(광주)
●불입건(합법적 낙태시술)
C
(경기)
수원지검
안양지청
●사무장 불법낙태 혐의로 구속기소
●원장(의사) 불법낙태 혐의로 불구속기소
D
(서울)
서울
중앙지검
●원장(의사) 등 2명 과장광고 혐의로 약식기소
●소속 의사 6명 무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