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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X들이 쐈어" "이 날강도들아"…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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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서 산회까지… 속기록으로 본 39분 '꼴불견 국회'
헌정 사상 초유의 최루탄 투척 사건으로 ‘폭력국회’의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된 18대 국회. 22일 비공개로 진행된 본회의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본지가 23일 입수한 국회 본회의 속기록(임시회의록)을 보면 평소 “존경하는 ○○○ 의원님”이란 멘트로 예의를 중시했던 여야 의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막말과 독설, 고성, 야유가 난무했다.

속기록에는 22일 오후 4시24분(개의 시간) 이후 상황만 기록돼 있다. 당시 오후 4시에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오후 4시8분 최루탄을 터트려 의장석 주변이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진정되기까지 16분이 걸린 셈이다.

속기록에 따르면 첫 번째 안건은 ‘회의 비공개 동의의 건’이었다. 비준안에 반대표를 던진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 외 12명의 의원이 서면동의로 회의 비공개와 중계방송 불허를 골자로 한 안건을 상정한 것이다. 한 야당 의원은 “뭐가 두려워서 방송을 안 한다는 거예요. 쿠데타야, 쿠데타”라고 맹비난했고, 여당 의원은 “표결 처리”를 외쳤다.

의사봉을 쥔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이런 모습을 보이니까 공개를 안 하는 거예요”라며 단상 주변에서 항의하는 야당 의원에게 쓴소리를 하자, 즉각 “강행처리 하니까 그러지요”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 부의장은 “우리 국회가 이런 추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더 이상 보이고 실망시키지 말자고요”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야당 의원의 저항은 점점 거세졌다. “이것이 민주국회입니까, 독재국회지”라고 여당 의원을 비난했고 회의 비공개 안건이 통과되자 “독재의 아들들입니까”라고 험구를 날렸다.

질서유지권과 경호권이 발동된 상황에서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비준안을 통과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오후 4시27분부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정 부의장이 비준안을 상정한 것은 28분으로 적혀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제안 설명이 야당 의원 반발로 어렵게 되자 곧바로 비준안 의결절차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야당 반발은 더욱 커졌다. “무효다, 무효”를 외친 데 이어 “이명박 정권이 독재정권인가”, “최악의 독재정권이다”, “나라의 미래를 날치기합니까”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정 부의장이 “폭력은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경고하자 야당 의원은 “무슨 폭력이야”라며 맞섰다.

비준안이 통과되자 야당 의원은 “야, 이 도둑놈아”, “야, 이 강도 같은 놈아”라는 거친 반응과 함께 “무효”를 외쳤다. 비준안은 안건 상정부터 2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됐지만, 여야의 고성과 망발은 멈추지 않았다. “을사조약 부활했어”라는 야당 비난에 여당은 “최루탄 국회 물러가라”고 맞받아쳤다.

한 야당 의원은 “군사정권 환생했냐”고 비꼬았고, 또 다른 의원은 “도둑놈들”이라고 맹비난했다. “날강도 같은 놈들”에서부터 “당신은 매국노”, “야, 이 날벼락 맞을 놈들아”라는 갖은 욕설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은 “전두환이가 환생했냐”라고도 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여야를 구분하기 어려운 표현도 속기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 의원은 “청와대에 최루탄을…”을 외치며 “국회에서 최루탄 쏘는 놈들이 어디가 있어”라고 외쳤다. 이는 국회 최루탄이 여당 측에서 터트린 것으로 오해한 야당 의원의 발언으로 추정된다.

정 부의장은 비준안 처리 후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야당 의원의 거친 저항에 직면했다. 야당 의원은 정 부의장과 여당 의원에게 “어떻게 대법관 인사(임명)동의안까지 날치기를 합니까”라고 항의하면서 “여러분들은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조폭이지 정치인입니까”라고 ‘저주’했다.

정 부의장은 본회의 산회 선언 직전 “오늘 몸싸움하는 모습이 국민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또 방송을 통해서 전 세계로 알려져서 우리의 후진적인 모습이 세계인들의 조소거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비공개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폭력국회는 이미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본회의 개의부터 산회까지 걸린 시간은 속기록 기준으로 39분이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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