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을 끊는 20대 ‘청춘’들이 늘고 있다. 일상화된 가족해체와 약해진 공동체의식 속에서 가족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진 데다 개인을 벼랑 끝으로 모는 사회의 경쟁구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인의 잘못된 선택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인 차원으로 보고 이를 예방할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대 자살자는 2006년 1042명, 2008년 1643명, 지난해 1688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대 우울증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20대는 2006년 4만6091명에서 지난해 4만7989명으로 4년간 1898명이 증가했다. 30대 40대가 같은 기간 각각 2277명, 2558명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20대 삶의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모 세대와는 달리 형제자매가 적은 가정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지 못했다. 또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어릴 때부터 극한의 경쟁에 내몰린 세대다. 황태연 정신과 전문의는 “서로 지지해주고 힘든 일에 함께 대처해주는 가족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면서 “취업난 등 힘든 상황을 극복하려는 심리적 기제가 약하고 좌절감,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회 진출 초기부터 절망감을 갖게 하는 사회 분위기도 20대 자살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취업난과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현실과 희망의 괴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방 국립대를 나온 이모(25·여)씨는 “서류를 내면 90% 이상이 떨어지는데, 지방대에다 여자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자꾸 자괴감이 든다”면서 “난 뭘 해도 안될 것 같고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취업 자체도 어렵고, 취업을 해도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몰라서 비전을 못 찾고 흔들리는 20대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20대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인데도 입시나 취업에 실패할 경우 ‘낙오자’로 전락하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면서 “취업·학업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는 사회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진·오현태 기자 heyday@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