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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변화 뒤엔 공산당 지도부의 카리스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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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170개 주요 장면 통해 공산당 권력가의 분투·합의 묘사
그들의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시행착오 최소화하는 실행력
中 개혁 성공의 주요인으로 꼽아
카롤린 퓌엘 지음/이세진 옮김/푸른숲/2만5000원
중국을 읽다―세계와 대륙을 뒤흔든 핵심사건 170장면/카롤린 퓌엘 지음/이세진 옮김/푸른숲/2만5000원

종래 중국 관련 책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중국을 30여년 만에 놀랍게 뒤바꾼 주역으로 덩샤오핑이 아니라 공산당 지도부의 카리스마를 꼽는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지도부는 아니지만,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과 시행착오를 신속하게 줄여가는 실행력을 거대한 변화의 주요인으로 짚는다.

저자는 프랑스 여성 언론인이며 리베라시옹 베이징 특파원과 주중 프랑스 대사관 공보관 출신이다. 주의 깊은 관찰력이 돋보인다. 2010년에 개최된 상하이 만국박람회는 중국 공산당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자랑스러운 중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과시한다며 중국관을 거대하고 웅장하게 하였다.

그러나 중국관이 너무 위화감을 준다고 주중 유럽연합 대사 ‘세르주 아부’가 지적했다. 정부 관리들은 곧바로 지도부에 이런 의견을 전달했고, 후진타오 주석은 화합과 평화를 유난히 강조하는 개회 연설을 했다. 이는 중국이 ‘하드 파워’가 아닌 ‘소프트 파워’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국이 쿵푸를 알리고, 세계 각지에 ‘공자 학원’을 설립하며 중국어 보급에 힘쓰는 것도 미국의 ‘소프트 파워(예: 코카콜라, 로큰롤 등)’ 전략을 본뜬 것이다.

저자는 공산당 지도부의 구성원이 어떻게 선발되는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최근 30여년간 170개 주요 장면을 제시하면서 공산당 권력자들이 정점에 도달하기까지의 분투과정을 소개한다. 또 그들이 어떻게 합의를 해 결과를 만들어 가는지를 세밀히 묘사한다.

개방의 물꼬를 튼 덩샤오핑은 지도부의 세력 싸움으로 개혁·개방이 지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덩은 정권을 잡은 1970년대 말부터 일련의 지도부 구성 원칙을 세웠다. 국가주석은 보수파, 총리는 개혁파라는 이른바 ‘중국식 동거 정부’가 그것이다.

국가주석이나 총리가 된 적이 없으면서도 ‘개혁·개방의 아버지’라 불리는 덩샤오핑, 가장 개혁적 지도자 자오쯔양, 전술가적 면모를 보여준 장쩌민, ‘중국의 고르바초프’라 불린 주룽지, ‘화평굴기’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후진타오,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는 원자바오, 올해 국가주석으로 오를 것이 확실한 시진핑까지 두루 소개된다.

저자가 가장 천착한 부분은 차세대 지도자를 키워내는 공산당식 인물 키우기다. 마오쩌둥과 함께 옌안 장정을 주도한 원로 간부 쑹핑은 1974년 공산당이 얼마나 오래갈까를 놓고 고민했을 무렵 한 청년을 발견했다. 쓰촨성 작은 수력발전소에서 묵묵히 일하던 32세의 후진타오였다. 늘 공손하고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아 상관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쑹핑은 후진타오를 고속승진시켜 베이징으로 불러 당간부에 임명했다. 공산당은 후진타오를 시험하기 위해 구이저우성과 티베트에서 각기 까다로운 임무를 맡겼다. 후진타오는 티베트 독립운동을 확실히 진압함으로써 실력을 보였다.

1992년 덩은 정치무대를 완전히 떠나기 직전, 공산당 존속을 위해 잠재적 후계자를 천거하도록 했다. 그때 발탁된 후보들이 우방궈, 원자바오, 후진타오, 리창춘이다. 네 명 모두 2002년에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한반도에 대한 견해도 펼쳐 놓았다. “사실 중국 정부는 이 야단스러운 동맹국의 핵무기 프로그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과 국경을 접한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 북한 난민을 받아주어야 하는 상황도 싫고, 그렇다고 한국이 미국의 비호 하에 강력한 통일국가로 성장하는 꼴도 결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전략을 바꿔야 할 때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