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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고교선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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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에 도입된 고교평준화는 우리나라 고입 변천사의 중심이다. 1969년 중학교 무시험제 시행 이후 명문고 진학열기가 고조해 ‘중학교 입시지옥’이라는 말이 나오자 정부가 이의 해소책으로 빼든 카드였다. 당시 일반계고 지원자의 40%만이 고교에 들어갈 수 있어 고교 진학 자체가 어려운 데다 명문고 입학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런 고입 스트레스 때문에 전체 중학생의 23%가 정서불안 등 이른바 ‘중3병’ 증세를 앓았다는 당시 조사결과도 있다.

그러나 입시지옥 해소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인 지만군을 위한 정책이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서울 배문중에 다니는 지만군의 성적이 신통치 않아 명문고 진학이 어려워 급조해 실시했다는 게 당시 속설이었다. 새 입시제도는 시행 3년 전에 예고한 뒤 실시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당시에는 1년 전에 발표한 뒤 실시했다. 청와대가 있는 종로학군에는 경기고(훗날 강남 이전)와 경복고, 중앙고 등 명문고가 있었다. 지만군은 중앙고를 배정받았다.

어쨌든 고교평준화는 시행과정에서 입시지옥 해소 등 많은 순기능을 했다. 하지만 평준화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저하 등 역기능도 초래됐다. 이의 보완을 위해 1989년과 1991년에는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도입됐다. 2002년에는 자립형사립고, 2009년부터는 자율고가 각각 선을 보였다. 서울지역에서는 2009년부터 고교선택제가 시행됐다.

이 제도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전임자인 공정택 교육감이 고교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 학군에 관계없이 희망하는 고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있는 학생들도 평판이 좋은 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주어 기회 불균등 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 도입 취지이다. 하지만 2013학년도부터 축소 또는 폐지될 것 같다. 학생들의 타학군 지원율이 2010학년도 14.4%, 2011학년도 10.3%, 2012학년도 8.6%로 3년 연속 떨어진 것이 빌미가 된 모양이다.

교육정책은 조령모개식으로 일관성 없게 추진해선 안 된다.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하면 된다. 곽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를 더 이상 실험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 교육현장의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지원선 논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