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정부가 나서서 해외 고급 인력을 유치한다기보다 각급 기관,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앞장서서 최고의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고급 두뇌가 차별 없이 미국의 유수 기관에 자동으로 편입됩니다.”
미국에 있는 5000여명의 한국계 과학자 모임인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의 이호신(사진) 회장(아이오와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재 스카우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KSEA는 지난 40년 동안 한국과 미국 과학 기술 분야 협력의 가교역을 수행했으며 미국 토목공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 교수는 KSEA의 40대 회장으로 협회를 활성화하는 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미국에 한국계 과학기술자가 몇 명이나 있나.
“약 2만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중 약 25%가 KSEA 회원이다. 40대 임기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사이에 1860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해 20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내 한인 과학기술자 중에서 이민 1세가 절반가량이고, 나머지 절반가량이 1.5세와 2세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약 1만명의 한국 고급 두뇌가 미국에 잔류한 이유는.
“역사적인 흐름이 있다. 1980년대 이전에는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 유학생의 90% 이상이 미국에 남았다. 80년대에는 한국의 경제 발전으로 약 절반 이상의 박사학위 소지자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90년대부터는 석사 또는 박사 과정이 아니라 학사 과정 유학생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잡으면 미국에 남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 학사로 미국에서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취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학부 유학생들은 귀국하거나 미국 대학원에 입학한다.”
―최근 미국의 반이민 정서로 어려움을 겪지 않나.
“반이민 정서는 고급 인력과는 무관한 얘기다. 미국은 실력이 있으면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해외 고급 인재를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선발하고, 이들에게 영주권 등을 줘 미국에 정착하도록 유도한다.”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받아 잔류한 인재의 진로는.
“일부가 대학 교수, 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나 상당수가 미국 기업에 취직한다. 미국에서도 최근 경제난으로 외국인 고급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국과 미국의 이공계 분야 연구 환경의 차이는.
“미국의 연구 환경이 훨씬 더 자유롭다. 또 미국에서는 다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 내에서 관련 분야의 우수한 전문가들과 협업하기도 쉽다. 따라서 권위 있는 학회의 추천을 받거나 권위 있는 기관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데 미국이 한국에 비해 더 유리하다.”
―재미 한국계 과학기술자가 한국과 협력할 방안은.
“재미 과학기술자가 홀로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에 들어가면 연구팀과 연구시설이 함께 들어가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재미 과학기술자가 미국에 남아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내고 한국의 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