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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필용 쿠데타 모의’ 39년 만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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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혐의 못밝히자 수뢰 죄목 15년형
朴정권때 ‘권력 스캔들’…유족 재심 청구
고법 “증거 부족 원심 파기”…명예 회복
“각하의 후계자는 형님이십니다. 김춘추도 당나라에 갔다 와서 왕이 되지 않았습니까.”

박정희가 집권하던 1973년 4월. 당시 군부 실세였던 윤필용(사망·사진) 수도경비사령관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쿠데타 수사가 시작됐고 육군본부 보통군법회의가 열렸다. 내로라하는 수사관들이 붙었지만 윤 사령관의 쿠데타 혐의는 입증하지 못했다. 대신 업무상 횡령과 알선수뢰 등 8개 죄목이 적용됐고 징역 15년에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됐다. 윤 사령관을 포함해 그를 따르던 장성·장교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되는 등 측근 30여명이 구속되거나 쫓겨났다. ‘윤필용 사건’으로 불리는 박정희 정권 시절 대표적인 권력 스캔들이다.

조사 과정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윤 사령관이 후원자 역할을 했던 ‘하나회’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장본인인 윤 전 사령관이 3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강형주)는 1970년 수도경비사령관에 보임된 뒤 저명인사에게 받은 협조금, 정보비 등 부대 운영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윤 전 사령관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범죄를 증명하기 부족해 원심을 전부 파기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과의 친분 등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피고에게 유력인사 등이 방문해 ‘촌지’를 주고 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런 후원금은 개인에게 건네진 것인데 피고 자신의 판단 하에 부대 운영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부대 운영금을 횡령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 예산에서 나오는 정보비를 썼다는 것도 정보비와 개인적으로 받은 돈을 구분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피고는 현역군인으로 문교부 장관, 상공부 장관이 담당하는 직무 사이 직간접적 연관 관계가 없는 점에서 알선수뢰죄의 주체로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1980년 2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윤 전 사령관은 신군부가 집권한 뒤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다 2010년 7월 사망했으며 유족들은 “당시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체포, 구금을 당했고 제시된 증거가 모두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