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의 승려 도박 파문이 자승 총무원장을 겨냥한 성호 스님(속명 정한영)의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일 승려 도박 사건을 고발한 성호 스님이 15일 오전 고발인 자격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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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승려들의 억대 도박 사실을 폭로하고 검찰에 고발한 성호 스님이 15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성호 스님은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더 폭로할 것이 많다”며 추가 폭로 내용에 자승 총무원장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의 답변을 보고 (폭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몇 백억원을 포커 해서 외국 나가 잃은 스님도, 몰래 부인을 두는 스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승 총무원장을 겨냥한 성호 스님의 폭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호 스님은 지난해 11월 ‘일인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 같은 이유’라는 글에서 “소위 신밧드룸살롱 사건은 분명한 사실이었다”고 주장하며 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자승 총무원장 등 4인을 거론하며 강남 신밧드룸살롱 사건 연루 상황을 기술했다. 그는 “네 스님 중 두 스님이 호스티스와 성매수를 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호 스님의 폭로전에 대해 총무원은 검찰 고소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총무원은 ‘종단 제적자 정한영의 음해 발언에 대한 조치’란 보도자료에서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성매수’ 운운 발언은 사실이 아니기에 즉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면서 “정한영의 발언에 대해 직접 대응을 자제했으나, 허위 사실을 언론에 남발하여 종단을 음해하고 있기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첨부된 이 자료에는 성호 스님이 과거 비구니 스님을 강제 추행하려다 상해를 입힌 사건, 금당사 사찰 돈으로 고급 외제차(링컨LS, 포드 이스케이프)를 구입해 타고 다닌 사실이 적나라하게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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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승려들의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과 불자들에게 참회하는 108배를 하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의 참회정진은 이날부터 100일 동안 매일 진행된다. 연합뉴스 |
검찰은 이날 성호 스님을 상대로 ‘도박 동영상’을 입수하게 된 경위와 구체적인 고발 사유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도박 영상에 나온 승려 8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승려 도박 사건이 폭로전과 맞고소로 치닫는 가운데 총무원은 이날 부·실장 인선을 마무리하며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번 도박 파문과 관련해 부·실장들이 낸 사표를 수리하고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기획실장에 흥법사 주지 법미 스님, 사회부장에 파계사 주지를 지낸 법광 스님, 호법부장 서리에 낙산사 주지를 지낸 정념 스님이 임명됐다.
총무원장과 종단 지도부의 108배 참회정진, 주요 계파 해체에도 이번 사태가 폭로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사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이유진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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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스님 "폭로할 것 많다"…조계종 도박파문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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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자승스님 "강남 룸살롱 출입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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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성매수' 의혹에 휩싸인 명진스님과 자승스님이 강남 룸살롱에 출입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으나 성매수 의혹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15일 조계종 호법부장 서리에 임명된 정념스님은 16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승스님은 곡차, 술은 입에 대지 못하는 체질”이라며 “당시 다른 곳에 있다가 중요한 얘기가 있다고 해서 갔으나 술도 먹지 않고 장소가 적당치 않아 금방 자리를 떴다” 밝혔다.그는 스님들의 성매수 의혹에 대해서도 “명진스님 말씀 빌리자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한다”며 부인했다.앞서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 명진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송합니다.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 12년 전의 일입니다. 그때 책임을 지고 종회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라고 밝혔다.명진스님은 이어 “그 당시 언론을 통해 비난도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용서를 빕니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계율은 지켰다”며 성매수 사실은 부인했다.한편 조계종 스님들의 도박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던 성호스님은 15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명진스님과 자승스님은 과거 신밧드 강남 풀코스 룸살롱에 간 사실이 있다”며 “이것 때문에 조계사 앞에서 3개월 넘게 1인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유진희 인턴기자 sad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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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일 앞두고 이 무슨 부끄러운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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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으로 치닫는 승려 도박 파문을 둘러싸고 대한불교조계종이 16일 ‘승단범계쇄신위원회’(가칭)를 구성, 구체적인 수습책 마련에 들어갔다.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불자들 사이에서는 “참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15일 새로 소임을 받은 총무원 호법부장 정념 스님이 화투를 스님들의 놀이문화 중 하나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화투는 스님들의 놀이다?정념 스님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박 문제의 일상화와 관련된 물음에 “선방에서 참선 정진하는 스님이 5000∼6000명이고 수행하시는 분인데 놀이문화라는 게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고 들었다”며 “사회에서 말하는 도박이 있고 내기 문화가 있고 또 어른들이 나이 드시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그걸 하면 좋다고 하대요. 화투 이런 것을…”이라고 답했다. 내기나 심심풀이로 화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이에 대해 한 불자는 “이번 사건의 배경이야 어쨌든 불교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스님들이 큰 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념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과거 강남 신밧드 룸살롱에서 성매수를 했다는 성호 스님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제 성매수 얘기가 나왔는데 명진 스님 말씀을 빌리자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불공 드리는 조계사 신도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원들이 16일 전임 주지가 도박 파문에 연루된 사찰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법당 앞에 모여 두 손을 합장한 채 불공을 드리고 있다.연합뉴스◆‘참회’ 외치는 신도들과 조계종의 대응불교시민단체와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조계종의 자정과 쇄신을 촉구하는 첫 목소리를 냈다.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연대기구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불시넷)는 이날 낸 의견서에서 “우리 불교 공동체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밝혀야 할 허물이 있다면 용기 있게 고백하고, 참회할 일은 진심으로 참회하라”고 촉구했다.불시넷은 이어 “종단은 이번 도박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교단의 쇄신에 일로매진해야 한다”면서 “출가 수행자는 붓다의 삶으로 돌아가고, 종단은 대중공의의 전통을 복원하여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불교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중앙신도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통해 “사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전문 종무원들이 행정과 재정을 담당하게 하고 스님들은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를 신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신도회는 또 “승풍을 훼손하는 계파 모임 등 사조직을 즉시 해체하고, 화합을 저해하는 해종행위자를 종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요구했다.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보살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등과 종단 현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원로회의 의원, 중앙종회 의원, 총무원 집행부 각각 3인 등 모두 9인으로 승단범계쇄신위원회를 결성키로 합의하고,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계를 범한 승려 계도와 수행 문제 등을 다루는 기구다.총무원은 이날 재무부장에 보리사 주지 일감 스님을 임명하는 등 집행부 인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에 해인사 승가대학 학장을 지낸 법진 스님을 임명했고, 문화부장 진명 스님의 사표는 반려해 유임시켰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