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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일 앞두고 이 무슨 부끄러운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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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도박사건 충격… 자정·쇄신 촉구 목소리
“허물 용기있게 고백하고 진심으로 참회하라”
호법부장 “화투는 스님 놀이문화” 발언 구설
폭로전으로 치닫는 승려 도박 파문을 둘러싸고 대한불교조계종이 16일 ‘승단범계쇄신위원회’(가칭)를 구성, 구체적인 수습책 마련에 들어갔다.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불자들 사이에서는 “참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15일 새로 소임을 받은 총무원 호법부장 정념 스님이 화투를 스님들의 놀이문화 중 하나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화투는 스님들의 놀이다?

정념 스님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박 문제의 일상화와 관련된 물음에 “선방에서 참선 정진하는 스님이 5000∼6000명이고 수행하시는 분인데 놀이문화라는 게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고 들었다”며 “사회에서 말하는 도박이 있고 내기 문화가 있고 또 어른들이 나이 드시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그걸 하면 좋다고 하대요. 화투 이런 것을…”이라고 답했다. 내기나 심심풀이로 화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 불자는 “이번 사건의 배경이야 어쨌든 불교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스님들이 큰 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념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과거 강남 신밧드 룸살롱에서 성매수를 했다는 성호 스님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제 성매수 얘기가 나왔는데 명진 스님 말씀을 빌리자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불공 드리는 조계사 신도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원들이 16일 전임 주지가 도박 파문에 연루된 사찰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법당 앞에 모여 두 손을 합장한 채 불공을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참회’ 외치는 신도들과 조계종의 대응


불교시민단체와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조계종의 자정과 쇄신을 촉구하는 첫 목소리를 냈다.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연대기구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불시넷)는 이날 낸 의견서에서 “우리 불교 공동체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밝혀야 할 허물이 있다면 용기 있게 고백하고, 참회할 일은 진심으로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불시넷은 이어 “종단은 이번 도박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교단의 쇄신에 일로매진해야 한다”면서 “출가 수행자는 붓다의 삶으로 돌아가고, 종단은 대중공의의 전통을 복원하여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불교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신도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통해 “사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전문 종무원들이 행정과 재정을 담당하게 하고 스님들은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를 신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신도회는 또 “승풍을 훼손하는 계파 모임 등 사조직을 즉시 해체하고, 화합을 저해하는 해종행위자를 종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보살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등과 종단 현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원로회의 의원, 중앙종회 의원, 총무원 집행부 각각 3인 등 모두 9인으로 승단범계쇄신위원회를 결성키로 합의하고,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계를 범한 승려 계도와 수행 문제 등을 다루는 기구다.

총무원은 이날 재무부장에 보리사 주지 일감 스님을 임명하는 등 집행부 인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에 해인사 승가대학 학장을 지낸 법진 스님을 임명했고, 문화부장 진명 스님의 사표는 반려해 유임시켰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