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그리스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우려가 본격화하면서 유로존의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몰고 올 뱅크런을 우려, 투자자는 돈을 빼고 유럽 재정위기국의 채권금리는 뛰고 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그리스 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 연정 구성 실패 후 14∼15일 이틀 동안 그리스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이 12억유로(약 1조78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예금액의 0.75%라고 FT는 전했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정당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게오르게 포르보풀로스 중앙은행 총재가 ‘패닉사태로 치달을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고 뱅크런 가능성을 밝혔다.
WSJ는 그리스 국민이 유로존 탈퇴와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의 복귀가 임박했다고 여긴다면 언제라도 뱅크런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 위기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뛰었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8.43포인트(3.08%) 폭락한 1840.53으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날 1093조원에서 이날 1059조원으로 줄어 하루 새 34조원이 증발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22% 내린 465.01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0원(1.01%) 급등한 1165.70에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19일 1174.80원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12% 떨어졌다. 대만지수는 2.1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1% 각각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대부분의 아시아 주식시장이 2% 안팎 급락했다.
기획재정부는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관계기관들이 참여하는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17일 열기로 했다.
김재홍·정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