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제9차 중앙집행위원회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즉각 철회하자’는 입장과 ‘일단 유보하자’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조율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밤을 새워서라도 반드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일념으로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조건부 지지철회’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중앙집행위원 56명 가운데 52명이 참석했다. 중앙집행위에 앞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지철회나 집단탈당보다는 내부에서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를 마친 뒤 김 위원장은 “중앙집행위원회의 다양한 의견가운데 공통된 점은 진보 정치가 소멸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결별선언’이나 ‘등돌려’ 같은 표현은 안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애초 논의를 시작할 때 지지철회 여부를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혁신 비대위가 출범했다는 사실, 이 비대위를 중심으로 모든 당원들이 재창당의 각오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는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의 발표와 입장 등이 고려됐다. 표류하는 통합진보당을 완전히 결별할 것인가, 마지막까지 혁신의 의지를 밝혀야 하는가 등을 놓고 고민이 있었다.”
-민주노총이 비대위에 참여하나.
“비대위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어떤 제도와 시스템, 원칙으로 운영되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요구를 여러 통로를 통해 당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조건부 지지철회가 정치적 의미 외에 물질적 지지 중단도 포함되나.
“현재 조건부 철회는 선거가 존재하지 않는 조건에서 실효성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세액 공제 사업 등이 일시 중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기구를 만드나.
“민주노총은 정치위원들을 통해 정치 업무를 전담하는 상설위원회가 있었다. 따라서 현재 사태에 이르기까지 민주노총의 책임도 작지 않다는 판단이다. 전조직적으로 민주노총을 지도해 온 전현직 간부 등을 총망라한 특별기구,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추진기구를 만들 예정이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