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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피임약 처방전 없이 구입?… 오남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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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의약품 재분류안 발표… 7월 확정
‘일반약’으로 전환돼… 청소년은 의사 처방 받아야
사전피임제는 ‘전문약’… 의약계 반발로 난항 예고
그동안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었던 사전피임제가 전문의약품으로 바뀌어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게 된다. 반면 긴급피임제(사후피임제)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돼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청소년 등은 사후피임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의약품 재분류안을 내놓았다. 식약청은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약계가 피임제의 일반·전문의약품 전환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얼마나 전환되나


지난해 6월부터 재분류 작업을 추진해온 식약청은 전체 의약품의 1.3%인 526개를 재분류 품목으로 제시했다. 재분류 작업은 전문가, 의약단체 등의 의견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마련한 의약품 분류 세부기준을 따랐다. 약품 투여 때 의사 지시가 필요하거나 오남용 우려가 있으면 전문약으로, 국내 사용기간이 10년이 넘고 미국 의약선진국 중 5년 이상 일반약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 경우 일반약으로 각각 분류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에서 전문으로 전환이 273개 품목, 전문에서 일반으로의 전환이 212개 품목이다. 나머지 41개 품목은 전문과 일반에 모두 포함되는 동시분류로 지정했다. 동시분류란 성분·함량·제형 등이 같은 의약품이지만 효능·효과를 달리해 일반약품과 전문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에서 전문으로 전환된 주요 품목은 사전피임제, 어린이키미테 등이다. 전문에서 일반으로 바뀌는 주요 품목은 사후피임제, 잔탁정75㎎ 등이다.

◆피임약 재분류 둘러싼 논란 가열

식약청은 사전피임제를 전문약품으로 전환하는 대신 사후피임제는 일반약품으로 해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전피임제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 복용하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 복합제로 대개 21일간 복용하고 7일 휴약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여성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혈전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등 대부분의 의약선진국들은 전문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약으로 전환될 사후피임제는 부작용 발현 양상이 사전피임제에 비해 적고 1회 복용하는 의약품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이 약은 성폭행 등으로 인한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고 낙태 수술을 방지하기 위한 응급 조치용으로 사용된다. 사후피임제는 의약선진 8개국 중 5개국에서 연령제한 등을 두고 일반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피임약 모두를 전문약으로, 약계는 일반약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사후피임제는 불가피한 상황에 응급으로 사용하는 고용량 호르몬제제”라며 “필요시마다 오용하면 피임효과가 줄어들고 출혈·복통 등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사전피임제의 경우 지난 50여년간 세계에서 사용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며 일반약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맞섰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