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이하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1시간 전에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오늘(29일) 오후 4시 서명 예정이던 한·일 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해 7월2일 국회 개원이 합의됐으므로 국회와 협의한 뒤 협정 서명을 추진키로 했다”며 “국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서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일본 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국회와 협의과정이 길어지면 서명이 연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세계일보 27일자에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이 확정됐다’는 단독 보도가 나간 뒤 ‘밀실 처리’ 논란이 빚어진 지 사흘 만에 취해진 것이다.
신각수 주일대사는 일본 외무성에 이날 국내 사정으로 협정문 서명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일본 측은 국민의 보다 나은 지지를 바탕으로 협정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새누리당은 협정 체결 2시간 전에 정부 측에 협정 보류 및 유예를 공식 요구했다. 진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한구 원내대표가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협정 체결을 보류하고 유예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진 의장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문제도 있고, 또 절차상으로 잘 알려지지도 않은 채 급하게 체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드시 국회 외통위나 국방위에 보고하고 국민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비공개 통과 후 ‘밀실·졸속 처리’ 파문이 확산되는 데다 여당인 새누리당마저 협정 체결 보류 및 유예를 요구하자 청와대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연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절차상의 문제로 의도하지 않게 국민에게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협정의 국무회의 상정 과정에 대한 오해가 있는 만큼 앞으로 이 협정에 대해 국민과 국회에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2일 개원 직후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관한 내용을 보고받기 위해 외통위와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소집 일정을 야당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협정 체결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협정 무효화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김청중·김동진·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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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연기…기대 컸던 日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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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에 기대감을 표시했다가 오후 갑자기 체결이 미뤄지자 당혹감과 함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한국을 대중(對中) 안보동맹의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막판에 한국 측 사정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일본 정부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가급적 빨리 군사협정이 체결되길 희망했다.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군사협정에) 사인하는 것을 기대했지만 (연기돼) 안타깝다”고 밝혔다.요코이 유타카(橫井裕)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가능한 빨리 서명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싶다”고 했고, 다케다 히로시(武田博史) 방위성 대변인도 “가능한 한 조기에 서명할 수 있도록 협의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이 돌연 연기를 통보한 것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오후 3시쯤 “연기해 달라”는 한국 측의 통보에 “연기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일본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환영 무드였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오전 내각회의에서도 협정 체결안을 올려 특별한 이견 없이 통과시켰다.반면 중국은 GSOMIA 자체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복합, 민감하다”며 “관련국들은 신중한 행동으로 지역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훙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GSOMIA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첫 공식 반응이다. 중국은 협정을 계기로 장기적으로 한·미·일 3각동맹이 강화돼 자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도쿄=주춘렬·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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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체결 확정” 보도 사흘만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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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추진 논란을 빚었던 한·일 간 군사협정이 체결을 목전에 두고 29일 잠정 연기됐다. ‘양국 간 군사협정 체결이 확정됐다’는 지난 27일 본지 단독 보도(사진) 이후 사흘 만에 단행된 조치다.한·일 간 수면 밑에서 논의되던 군사협정 협의는 2010년 6월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을 공식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한동안 잠잠했던 군사협정은 지난달 8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과 군사협정 체결을 논의 중”이라고 말하면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군사협정 체결을 위해 예정됐던 김관진 국방장관의 일본행은 취소됐다.중단된 줄 알았던 군사협정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 몰래 상정돼 통과됐다.이튿날인 27일 본지가 ‘국무회의를 통한 한·일 군사협정 체결 확정’을 보도하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강력 반발했다. 국회 동의와 여론 추이를 봐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정부가 밀실에서 군사협정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졸속 처리가 여과없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결국 29일 오후 4시 서명과 동시에 발효될 예정이던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서명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쯤 연기 사실이 전격 발표되면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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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 군사협정 연기'… 靑 갑자기 입장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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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볶는 듯한 하루였다. ‘29일 오전 8시 외교통상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보도자료 배포→11시30분 엠바고 요청→오후 2시30분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 체결유예 촉구→3시55분 외교부 체결연기 결정 공식 발표.’일본 도쿄에서는 이날 오후 4시 한·일 대표가 협정문에 도장을 찍을 예정이었다.한국 외교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해프닝이다.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서명 1시간 정도를 남겨두고 “연기할 것”을 통보했다. 국가간 조약이 체결 1시간 전 돌연 취소되는 일은 외교가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외교적 망신살은 이미 뻗쳤다.이날 오전 10시 이 협정이 일본 각의를 통과할 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체결될 것으로 보였다. 외교부는 오전 8시 일찌감치 협정체결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터였다. 11시 30분쯤에는 “서명식 완료 시점까지 엠바고를 지켜달라”며 협정 원문을 기자들에게 참고자료로 나눠주기까지 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상황은 오후들어 뒤바뀌었다. 오전까지 “협정을 꼭 체결해야 한다”고 역설하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후 2시15분쯤 세계일보 기자에게 “액션(한·일 간 협정 체결)이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상기류는 이 때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과천에 교육이 있어 갔다왔더니 세상이 바뀌었다”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흘렸다. 상황을 뒤집어 놓은 것은 오후 2시쯤 여의도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이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했다. ‘국회에서 논의할 테니 서명을 연기하라’는 내용이었다.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이자 친박계의 핵심인 이 원내대표는 협정 추진의 절차가 잘못된 것을 자못 엄히 꾸짖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즉시 청와대에 연락을 했다. 김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은 오가는 전화를 통해 의견을 나눴다. 결국 오후 3시쯤 이 대통령으로부터 ‘서명 연기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한다.29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에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연기를 공식 요청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그 시각 신각수 주일한국대사는 김 장관을 대신해 일본 외무성에서 벌어질 서명식장을 향하고 있었다. 일본 외무성 로비에는 협정 서명식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언론과 도쿄주재 한국특파원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신 대사는 오후 3시15분쯤 서명 대신 일본에 연기를 통보해야 했다. 일본 외무성에 진 친 기자들은 이번에는 연기 내막을 듣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외교부 당국자가 기자실로 와 무기연기 사실을 발표한 것은 오후 3시55분이었다. 이 당국자는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혼선을 빚은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리송한 말이다. 그는 “내달 2일 개원 되는 국회가 상임위 구성을 마치는 9일쯤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국민과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007작전하듯 ‘밀실 처리’한 한·일 군사협정 파문은 그렇게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김동진·조병욱 기자 bluewins@segye.com